[오마이뉴스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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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오마이뉴스 김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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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유엔 대북결의안에 찬성하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을 뺀 10자회동에 참가하는 등의 행동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8일 한양대 국제대학원 중국학과의 김종호 겸임교수를 만나 중국의 최근 태도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김 교수는 현재 김대중평화센터 자문위원이며 SK텔레콤에서 중국 사업 관련 특별팀의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앞으로 2~3달 정도 채찍과 당근을 쓰며 북한이 회담장에 나오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아무리 미워도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 붕괴로 이어지는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무너지면 압록강과 두만강에 미군이 밀려올 것이고 중국은 경제건설이라는 100년 불변의 목표를 수정해 엄청난 군사비를 써야 한다"며 "중국은 1980년대 미국이 소련을 군비경쟁에 끌어들여 망하게 했던 점을 잘 알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퍼주는 비용이 차라리 더 싸게 먹힌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對)한반도·대(對)북한 전략과 관련 김 교수는 "중국은 분단된 비핵화 상태의 한반도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다"며 "따라서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는 6자 회담을 지지하고 의장국으로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상유지를 위해서는 북한과 전략적 공조를 하고 경제적 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유엔 대북결의안 찬성, 중국 은행 마카오 지점의 일부 북한 자산 동결은 일정 부분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전략적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미사일 발사 뒤 북한과 중국 사이에 마찰이 발생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즉 1998년 대포동 1호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현재는 비핵화가 핵심인데 왜 중국이 국제법적으로 합법인 미사일 발사를 문제삼느냐는게 북한의 항변이라는 것이다. 대신 중국은 원자바오 총리까지 나서서 만류했는데 북한이 자신들의 의사를 무시한 것에 화가 난 상태라는 것.
김 교수는 "미사일 발사 뒤 북한은 중국에게도 '선군정치 때문에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선군정치론이 단지 북한 국내용이 아니라 이제는 대외관계까지 포함한 개념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ARF에서의 10자회동은 큰 의미 없다" - 중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알았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 "그동안 막대한 대북 경제 지원으로 지렛대가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 정부는 당 서열 3위인 원자바오 총리가 공개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만류한 상황에서 북한이 자신들의 의사를 무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니까 아주 당황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미사일 발사 당일인 현지시각 5일 오전 5시(한국 시각 오전 6시)에 외사영도소조가 긴급히 열렸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외사영도소조의 조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다. 중국이 사전 통보를 받았다면 이 모임이 열렸을 리 없다."
- 중국이 유엔 대북결의안에 찬성했고 또 이번 ARF에서 북한을 제외한 10자회동에 참여했다. 북한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는 관측이 많이 나오는데…. "유엔 대북 결의안의 경우 중국은 군사적 조치를 할 수 있는 유엔헌장 7장 등 3가지 핵심은 모두 빼도록 만들었다. ARF에서의 10자회동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최근 중국에 다녀왔는데 그쪽 핵심 소식통의 말은 분명하다. 후진타오 주석이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얘기했고, 유엔주재 왕광야 중국 대사가 공개적으로 밝힌 것처럼 중국의 공식입장은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이 북한 제재를 한다면 중국은 동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중국은행이 마카오에 있던 북한 자산을 동결했다고 하는데….(편집자 주-이는 개인계좌로 1만 달러 정도며 북 미사일 발사 전에 동결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중국 대륙 안의 북한 자산을 동결했다면 북중 관계도 끝장 날 것이고 북한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은 마카오에서 이뤄진 일이고 미국과 일부 보조를 같이한다는 전략적 제스처로 본다."
-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기본 정책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분단된 비핵화 상태의 한반도 현상유지다. 1990년대까지는 한반도의 현상유지였는데 2002년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시인한 뒤에는 단순한 현상유지가 아니라 비핵화된 상태에서의 한반도의 현상유지로 약간 바뀌었다."
- 중국은 한반도가 무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은 원할까? "평화적 통일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해야 하니까…."
- 그렇다면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전략은?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우호전략의 기조에서 북핵 문제를 경제와 분리해서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지지를 정치와 경제로 나눠 생각한다. 즉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관련 국가, 특히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는 6자 회담을 지지하고 의장국으로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경제봉쇄는 북한의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거부한다.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는 심화되는 경제적 영향력을 북핵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결국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위해서는 북한과 전략적 공조를 하고,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과 전략적 공조를 하는 것이다."
- 그러나 두 목표가 서로 충돌하지 않는가? "중국은 어떻게 해서든지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남북의 평화적 통일도 원하지 않을 것" - 북한과 중국 사이에 미사일 발사 뒤 이견이 큰가?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를 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현재 핵심은 비핵화인데 왜 미사일을 문제삼느냐며 중국에 화가 나있다. 그러나 중국은 자신들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절대 미사일을 쏘아서는 안되었는데 북한이 무시해 화가 난 것이다."
- 이런 둘 사이의 이견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개인적 예측으로는 이번에 중국이 2~3달 정도 북한과 밀고 당길 것으로 본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북한을 어떻게든 6자회담장에 나오도록 할 것이다. 2003년 초 중국이 송유관을 유지·보수한다는 핑계로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을 3일간 끊었고 북중 국경지대의 병력을 변방부대에서 심양군군의 정예부대로 바꾼 적이 있다. 이것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제스처였고 이후 6자회담 성사로 이어졌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과 얘기해서 북한이 6자 회담장에 나올 수 있는 명분도 쌓을 것이다. 6자회담 틀 안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하라는 게 중국과 한국의 입장 아닌가?"
- 이번 갈등이 파국으로까지 갈 가능성은? "중국은 아무리 미워도 북한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을 포기하면 미군이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밀려온다. 그러면 중국은 몇십만명의 병력을 국경에 배치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건설'이라는 100년 불변의 최우선 목표를 수정하고 군사비를 엄청나게 써야 한다. 그리고 이는 미국이 원하는 것이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 행정부가 소련을 군비경쟁에 끌어들여 망하게 했다. 이 점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퍼주는 비용이 차라리 더 싸게 먹힌다."
-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최우선시하고 국력이 비슷해질 때까지는 정면대결을 피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런데 이는 북한 포기론의 이론적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국은 미국과 당분간은 대결할 능력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는 태도다. 그게 이른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칼집에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힘을 기른다)다. 그러나 지금은 화평굴기(和平堀起·평화적으로 우뚝서겠다)다. 전략적으로 사안별로 미국과 각을 세우기도 하고 협조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북 제재에 관해서는 절대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거꾸로 북한도 '중국이 우리를 팰 수 있으나 죽을 때까지 때릴 수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본다."
- 지난 11일 열린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이 선군정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문제가 되었는데…. "북한이 미사일 발사 뒤 중국에게도 '선군정치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중국에게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우리가 미국에 맞서지 않으면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은 미국과 대치할 것이고, 그러면 중국이 경제건설에 전념할 수 있겠느냐'는 뜻이다. 북한이 없었으면 중국이 고속성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논리는 더 나가면 '중국은 당연하게 우리를 지원해야 하고 현재 이 정도 도움은 오히려 적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199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뒤 이와 비슷한 논리로 중국에 얘기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선군정치'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며 말을 한 것이다. 이전에 선군정치는 보통 북한 국내용으로 해석되었는데 이번에 이런 사건은 선군정치가 대외적인 관계까지 모두 포함한 개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여담이지만 그래서 중국 지도부들이 다른 것은 몰라도 외교적 능력은 김정일이 김일성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북한은 비공식적 자리에서는 남쪽에도 선군정치가 남한을 보호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지난 11일 열린 19차 장관급회담이 처음이다 - 편집자 주)"
"외교적 능력 김정일이 김일성보다 뛰어나다는 생각 지니고 있다는 얘기도" -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있는가? 거의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북한을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영향력이 있다고 본다."
- 중국의 영향력을 크게 해석하는 쪽은 북중 경제협력으로 북한이 동북 4성이 된다는 얘기도 한다. "이는 면밀하게 봐야 한다. 일단 중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북한에 간 것은 아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전략을 담보로 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뜻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고 북한의 자생력을 키움으로써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한반도 북부의 불안정 요인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이는 북한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지 동북 4성으로 만들겠다는 뜻은 아니다.
우선 중국 기업들은 북한에 진출해서 경영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무산 철광 개발, 라진의 제3부두를 50년간 임차했다고 하는데…. 중국은 북한의 자원이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할 때 대개 합영기업인데다 지분도 50 대 50으로 한다. 50 대 50은 자본주의식으로 보면 허수에 불과하다.
자원과 사회기반시설 투자는 중국 정부의 전략적 의지를 직접 수행하는 대형 국유기업에 의해 진행된다. 그러나 북한 주민생활과 밀접한 도소매 유통은 중국의 중소형 민간 기업들이 한다는 점은 차이다."
- 중국 정부가 전략 변화는 언제 시작되었나? "중국은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북한에 대한 무상지원만 하는 방식을 끝냈다. 특히 후진타오 시대에 들어와서는 중국식의 개혁·개방을 북한에게 학습시키고 따라서 하도록 하는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즉 과거에는 석유와 식량 지원에 그쳤던 것을 이제는 기업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투자를 하도록 하고, 아직 현실상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장가격과 우호가격의 차이를 정부가 보충해주는 식이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적으로 자꾸 중국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공객적으로 표했는데…. "북한이 동북 4성이 된다고 보는 것은 과장이며 중국 정부의 국가적 전략도 북한을 경제적으로 예속시킬 의도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우려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 북한을 제재하고 한국 기업은 마음대로 북한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경제가 가지고 있는 속성상 북한이 중국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 걱정스러운 것은 북한 주민들의 태도 변화 가능성이다. 첫째는 경제적으로 자꾸 중국에 의존하다 보면 경제의 속성상 미워할 수 없다. 두번째로 같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북한 인민의 정서가 남쪽보다는 차라리 중국이 훨씬 낫다고 여길 수 있다. 만약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정권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경우 이는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남한은 북한과의 사회문화 교류를 넓혀가야 한다."
"중국의 북한 직할통치설은 가능성 희박" - 중국의 대북 시나리오가 크게 5개 정도 있다. ▲현상유지설 ▲친중 개혁파 사주설 ▲북한 공격 묵인설 ▲직할통치설 ▲미·중 빅딜에 의한 북한 신탁통치설 등이 그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현상유지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른바 장성택 등 친중 개혁파가 득세해 정권을 잡도록 중국이 부추긴다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중국이 북한에 대해 그런 수준의 힘은 없다고 본다."
- 대만문제에 있어 미국의 양보를 받고 대신 북한을 넘겨준다는 시나리오도 있는데…. "우리에게는 아주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대만과 북한을 맞바꾸기는 굉장히 힘들다고 본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을 겨냥하는 중요한 교두보가 대만인데 대만을 포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 중국이 북한을 직할 통치할 가능성은? 일부에서는 친중 군사쿠데타를 사주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륙국가면서 다민족인 국가를 보자. 미국은 흑인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은 대외적인 문제가 없으면 꼭 대내적 갈등이 생긴다. 중국은 소수민족 문제가 아주 골치 아프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북한이라는 화약고를 들 쑤실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중국 정부가 현재 한국 정부를 어떻게 보는가? "예측하기 힘든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 어떤 것은 중국 구미에 맞는데 어떤 것은 엉뚱하니까…. 예를들어 한국 정부가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한 것에 대해서는 아주 민감해 한다."
- 현재 우리 정부가 북핵과 미사일 문제에서 자꾸 조연으로 밀린다는 지적이 많은데…. "사실 지금 한국 정부에 별다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지렛대는 전부 중국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북 막후 채널이 없으니 김정일의 속내를 중국을 통해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떤식으로든 올 연말까지는 지렛대를 한국 쪽으로 끌어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