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으로 7 년간 통근을 한 적이 있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X7을 마음에 묻고 있으면서도
지난 거진 성당가는 길은 참 낯설었습니다.
밤길이어서, 늦어서 조급한 마음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공현진이 없었습니다.
당연히 공현진 짬뽕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싱싱한 해물을 하루 분량만 준비해 두었다가
그것이 다 팔리면 그것으로 그날 짬뽕은 끝이라고 했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호기심이 '다 팔리면'에 이르러 다시 거세게 발동해
공현진이 어디더라?
초겨울 눈 덮인 울산바위만 머리 속에 아른 거릴 뿐
내내 거진 가는 길에는 공현진이 없었습니다.
한동안 시각적으로 우리를 뜨겁게 달구었던
서로의 대한 인식과 존중의 시발점이자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모두의 상징이었던
그 짬뽕을 먹어보지 못한 건
나 없이 먹은 다른 이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날의 불순한 날씨 때문도 아니고,
그저 그것은 나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그날 밤 운전 내내
그 공현진 짬뽕이 그리웠습니다.
사실 정말 맛있는지는 보지도 않았으니 추억 할 것도 없지만
절실했습니다.
어쩌면 그리웠던건 짬뽕이 아니라
그 때의 서로 위하던 마음이랑,
그 후 우리들 사이에 흐르게 될 기대되는 새로움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하루에도 몇 번씩 홈피에 들락거려도 고요한 우리들에게
요즘 가장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고요함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분명 모두 조심하고 묵상 중이라는 의미도 포함되는 것이니까요.
결국 우리는 공현진 짬뽕 국물을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지낼겁니다.
지금은 국물을 조용히 만들고 있지만
곧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와
그에 들떠 과속으로 벌금 물었다는 이야기와
바다 이야기들이
우리의 홈피를 뜨겁게 달구고,
우리 마음도 따뜻하게 달구고,
우리 성가도 뜨겁게 달구어
우리 노래를 듣는 이들 마음까지 따뜻하게 할 거라는 걸 말입니다.
공현진은 없어도, 공현진 짬봉을 먹지 못해도
그리운 공현진 짬뽕은 우리에게 영원히 힘이 될 거라는 걸
이 소녀, 짧게 짧게 쬐끄만 소리로
외.칩.니.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