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미스 선샤인(Little Miss Sunshine)>
영화는 서두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대학강사이며 자신의 이른바, “절대무패 9단계 이론”을 설파하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성공하지 못한 실패한 가장 Richard의 가족에는 골 때리는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닭 날개 튀김 요리를 이주 째 식탁요리로 내놓는 엄마, 양로원에서 헤로인 복용 혐의로 쫓겨난 할아버지, 전투기 조종사가 될 때까지 묵언하겠다고 선언하며 노트에 의사를 표현하는 아들 드웨인, 프로스트를 연구한 석학 외삼촌 프랭크는 게이 연인에게 일방적으로 차인 후 이 집에 얹혀살고 있는 등 한눈에 보아도 평범하지 않은 가족 군상의 모습입니다. 거기다 우리의 귀여운 꼬마 주인공 올리브는 자신의 외모와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게 미인대회에 집착합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군살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에게 한가지 이벤트가 생겨 납니다. 막내 올리브의 미인대회 참가 여행에 가족들 모두 “꿈의” California로 여정을 떠나게 되는 것이죠.
영화는 이렇게 로드무비 형식을 빌어 길 위에서 벌어지는 가족들의 소소한 충돌과 그 충돌의 여파로 생겨나는 이따금 씩의 짧은 고요 안에 스며있는 이해와 관용을 보여주려 세련되게 인물간의 충돌효과를 연출해 갑니다.
여정의 절정에는 전투기 조종사가 꿈인 드웨인에게 찬물을 끼얹는 프랭크 삼촌의 독설입니다.
“꿈깨! 색맹은 전투기 못 몰지 않냐?”
정말 깨는 대사입니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객관적인 시선의 카메라는(클로즈업이 절제되어 사용되어지다가)여기에 와서 서서히 가족들의 이해와 관용을 담아내기 위해 은근슬쩍 주관적인 시선으로 변화되어 갑니다. 클로즈 업이 사용되기 시작하는 거죠. 이야기는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할아버지의 해프닝과 그 해프닝으로 인해 벌어지게 되는 가족들의 희한한 선택,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대망의 <리틀 미스 선샤인> 미인대회 참가기 까지 숨쉴 틈 없이 빠르게 진행되어서 보기 드물게 스토리텔링이 강한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 입니다. 특히 할아버지 역할의 알란 아킨의 연기는 일품입니다.
이 영화로 알란 아킨은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남우 조연상을 받았다죠.
그리고 최우수 각본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지난 번, 샌프란치스코에서 시카고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보았고 이번에 다시 한번 보았는데, 역시 가장 재미있는 대목은 괴물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들려주는 황당한 얘기 끝의 명대사 인 것 같습니다.
"실패자가 뭔지 아니? 진짜 실패자는 지는 게 두려워서 도전 조차 안 하는 사람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