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참신앙인으로 만드는 것은(0210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2015. 2. 10. 오전 11: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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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2. 10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마르코 7,1-13 (조상들의 전통에 관한 논쟁)


그때에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다가, 그분의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본디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은 조상들의 전통을 지켜, 한 움큼의 물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장터에서 돌아온 뒤에 몸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은데,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이나 침상을 씻는 일들이다.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사야가 너희 위선자들을 두고 옳게 예언하였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또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너희의 전통을 고수하려고 하느님의 계명을 잘도 저버린다. 모세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리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너희는 누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드릴 공양은 코르반, 곧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입니다.’ 하고 말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 너희는 이렇게 너희가 전하는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는 것이다. 너희는 이런 짓들을 많이 한다.”


<우리를 참 신앙인으로 만드는 것은>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어제 하루 동안 간절한 마음과 분주한 발걸음으로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예수님께 정성껏 인도하셨는지요? 벗님들께서 어제보다 더 아름답고 곱고 멋진 오늘 하루를 열어 가시기를 바랍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딱 두 가지의 죄만 짓는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의 죄는 ‘주일미사 빠진 죄’와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입니다. 고해소에서 죄 고백을 듣다보면, 정말 많은 분들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일미사 몇 번 빠졌습니다.” 그리고 잠시 침묵 후에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도 고백하오니 용서하여 주십시오.”라고 말씀하시죠. 그런데 자주 고백하는 죄 하나를 추가하자면 금육재와 단식재를 지키지 않은 죄를 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 질문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금요일에 ‘소고기라면’을 먹으면 금육재를 어긴 것일까요 아닐까요? 그렇다면 회를 먹는 것은 어떻습니까?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우스꽝스러운 질문들을 그냥 웃으면서 넘길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많은 교우 분들이 신앙생활을 보다 풍요롭고 알차게 하기 위한 외적인 규정에 얽매여, 이를 지키는 것만으로 신자로서의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하느님사랑’과 ‘이웃사랑’은 소홀히 한 채 말이지요. 주일미사, 고해성사, 금육재와 금식재, 공복재와 공심재, 이 모두가 보다 적극적으로 하느님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도록 이끄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이 규정을 지키려는 의무감을 굳건한 믿음인 양 착각하는 어리석음을, 우리는 수없이 범하고 있습니다. 거룩하고 고귀한 정신은 사라지만 껍데기만 남은 신앙생활의 단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사야 예언서를 인용하여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있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믿음은 머리만의 신앙, 입술만의 신앙이 아니라, 혼이 담긴 신앙, 온 몸을 내던지는 신앙입니다. 바로 이 신앙이 우리를 참 신앙인으로 만듭니다.


여기에서 외적인 규정 준수보다 더욱 근본적으로 우리를 참 신앙인으로 만드는 것들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참된 생명을 주시려고 성체로 먹히시는 예수님처럼, 벗들의 삶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 밥이 되어 기쁘게 먹히는 것입니다. 조건 없이 용서해주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처럼, 우리를 힘들게 하는 벗들을 오히려 사랑으로 감싸 안는 것입니다. 우리의 넋두리와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시는 주님처럼, 삶의 힘겨움에 지친 벗들의 하소연에 한마음으로 함께 하는 것입니다. 경쟁으로 신음하는 세상을 더불어 함께하는 살맛으로 채우려 종이 되어 오신 주님처럼, 기꺼이 맨 마지막 자리에 앉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에게 잘 보이려고 겉으로 주님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짐짓 신앙인임을 드러내려 주님의 가르침을 입맛대로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과 마음으로 주님을 닮으려 애쓰며 삶 안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님들, 예수님과 함께 기쁨과 희망으로 오늘 하루를 그리스도인답게 보듬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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