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 있음만으로(0131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2015. 1. 31. 오전 8: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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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 31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평화방송 라디오 오늘의 강론)


마르코 4,35-41 (풍랑을 가라앉히시다)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말하였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주님과 함께 있음만으로>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오늘은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이면서, 한 주간의 마지막 날인 토요일입니다. 우리는 이번 주간 첫날,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에 복음 선포의 사명을 맡기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한 주간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청소년들의 벗이 되신 요한 보스코 성인을 기억하면서, 믿음이 약해 두려워하는 제자들의 든든한 바위가 되어주신 예수님을 생생하게 만납니다.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이번 한 주간 주님의 사도로서 기쁘게 복음을 선포하셨습니까?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나약한 믿음 때문에 두려움에 빠진 제자들과 달리, 굳건한 믿음으로 일구어낸 지난 한 주간의 소중한 결실을 주님께 정성껏 내어드리고 계십니까?


우리는 흔히 주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에 대해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믿음, 곧 우리에 대한 예수님의 믿음을 묵상하고 싶습니다. 주님을 향한 우리의 응답이 있기 전에 주님의 부르심이 있었듯이, 주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이 있기 전에 우리에 대한 주님의 믿음이 있었고, 우리에 대한 주님의 믿음이 있기에 주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길을 함께 걷는 자랑스러운 믿음의 벗님들, 이제 복음 속으로 들어가 예수님과 제자들의 대화를 마음으로 들으면서,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믿음, 곧 우리에 대한 예수님의 믿음을 마음에 새겨보도록 합시다.


함께 했던 사랑하는 군중들을 뒤로 남겨 둔 채,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수를 건너가십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기를 간절히 바라던 군중들은 그 뒤를 따릅니다. 그런데 갑자기 평화롭게 항해하던 배들을 집어 삼킬 듯 거센 돌풍이 일어납니다. 그러자 가라앉을 것 같은 배 안에서 두려움에 가득 찬 제자들이 예수님을 다그칩니다.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당신을 찾던 모든 이를 기꺼이 맞아주시다가 이제는 피곤에 지쳐 곤히 주무시던 예수님께서 믿음 가득한 표정으로 제자들을 다독이십니다. “너희가 옆에 있는데 내가 무엇을 걱정해야 하느냐?” 그러자 주님의 신뢰에 내심 뿌듯하면서도 여전히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과 거친 물살에 불안함을 떨쳐버릴 수 없는 제자들이 조심스럽게 예수님께 아룁니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제발 스승님께서 어떻게 해 보십시오.”


당신의 믿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직은 약하기에 그저 당신께만 매달리려고만 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힘주어 격려하십니다. “나와 함께 있음을 온 삶으로 받아들인다면 너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단다. 두려워하지 말거라. 무너지지 말거라. 포기하지 말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단 하나, 너희와 함께 있는 일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포에 질려있는 제자들이 측은하여, 예수님께서 바람과 이에 놀아나는 호수를 엄하게 꾸짖으십니다.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다시금 평화를 찾은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사랑 가득한 충고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저 뒤에 우리를 따르는 배들을 보아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역시 돌풍에 시달리고 있지 않느냐. 지금 이 순간 비록 그들이 나를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금 앞서 가는 이 배에 내가 있음을 믿기에 그들은 이 돌풍에 맞서며 우리를 따르지 않느냐.” “하지만 너희는 지금 나와 한 배에 있지 않느냐. 그런데 왜 두려워하느냐? 무엇이 너희를 두렵게 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지만 나는 너희를 믿는단다.”


주님을 향한 믿음의 길을 함께 걷는 사랑하는 벗님들, 오늘 들려드린 예수님과 제자들과의 가상의 대화를 마음에 담으시고, 어떠한 힘겨움에도 흔들림 없이 주님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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