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들과 함께 하는 인생길(0126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015. 1. 25. 오후 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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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15. 01. 26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평화방송 라디오 오늘의 강론)


루카 10,1-9 (일흔두 제자를 파견하시다)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벗들과 함께 하는 인생길>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오늘은 바오로 사도의 제자요 선교 활동의 협력자였던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이며, 새로운 한 주간의 첫 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를 뽑아 복음 선포의 사명을 맡기시고 파견하셨듯이, 주간 첫 날을 맞아 우리를 한 주간이라는 시간과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공간 속으로 파견하십니다.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어떠한 마음과 느낌으로 주님의 파견을 받아들이십니까? 나를 통해서 주님께서 이루실 일들을 미리 떠올리며 가슴 벅찬 설렘으로 한 걸음을 내딛으십니까? 아니면 파견 받은 이로서 소명의식을 갖지 못하고 그저 무덤덤하게 일상생활에 젖어들고 계십니까?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거룩하고 아름답게 변할 세상을 희망하며 기쁨에 넘쳐 길을 나섭니까? 아니면 나를 짓누를 삶의 무게에 지레 마음 졸이며 마지못해 세상 속으로 끌려가십니까?


지금 이 순간 벗님들의 대답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지금 ‘나는 혼자인가? 아니면 누구와 함께 있는가?’라는 물음의 답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홀로라면 삶의 여정은 그리 녹록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라면, 곧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시는 보이지 않는 주님만이 아니라 지금 함께 하는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벗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에 앞서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홀로가 아니라 둘씩 짝지어 파견하십니다. 우리를 이 세상에 파견하신 주님조차 희미하게 느껴지는 순간에도, 누군가 주님께서 복음 선포의 벅찬 여정에 함께 하도록 맺어주신 소중한 동반자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파견 받아 떠나는 인생길은 결코 홀로 걷는 외로운 길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삶의 첫 순간부터 하느님 품으로 돌아갈 마지막 순간까지 나와 함께 하는 소중한 벗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벗들은 때로는 외로움에 지친 나를 보듬어주고, 때로는 삶의 무게에 짓눌린 나를 일으켜주며, 때로는 절망에 허덕이는 나를 북돋아주고, 때로는 어둠속에 길을 잃은 나에게 빛을 나누는 하느님께서 짝지어주신 소중한 선물입니다. 또한 세상에서 첫 숨을 내쉰 순간부터 영원한 안식을 누리려 먼 길을 떠나는 순간까지 나 역시 누군가의 소중한 벗입니다.


이 땅에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떠나는 인생길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벗들과의 만남과 이별이 어우러지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지금 이 순간 함께 하지 못하는 지난날의 소중했던 벗들을 아쉬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그러므로 지금의 나의 삶에, 그리고 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은 언제나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날 나와 갈림 없이 하나였던 벗들에게 지금 이 순간 다가가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책망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들을 향한 벗님들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지금의 그들을 있게 했으며, 그들의 삶속에 언제나 숨 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파견을 받아 온 세상 곳곳에 기쁜 소식을 선포할 자랑스럽고 든든한 믿음의 벗님들, 삶의 여정에 함께 했던 고마운 이들을 떠올려보십시오. 슬퍼하는 나를 어설픈 웃음으로 밝게 해주었던 이들을, 넘어진 나를 따스한 손으로 잡아 주었던 이들을, 앞길이 캄캄했던 내게 자그마한 희망을 건네주었던 이들을, 외로움에 지친 나의 어깨를 살포시 감싸주었던 이들을 말입니다. 오늘도 누군가 벗님들과 동행할 것이고, 벗님들 역시 누군가의 귀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기쁨과 희망으로 두려움 없이 세상 깊숙이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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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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