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결혼 기념일날 낙심해 있는 집사람과 안면도로 1박 2일
여행을 가면서 그 곳의 조그마하고 아주 아름다운 성당이 있어서
잠깐 들려 성모님께 인사드리고 전 주임 신부님께서 만드셨다는
산위의 십자가의 길을 돌아보고
자식놈을 위해 생미사지향 올리려고 성당 1층에 사무실 같은 곳으로 들어갔는데
30대 초반의 직원같이 생기신 분이 있어 사무장님이나 관리장님이신가보다 하고
미사지향 봉투를 부탁 드렸더니 2층 성당에서 직접 가져다 주시며
당신이 이 본당의 주임 신부님이시란다
아이고 죄송!
신부님께서 직접 커피를 타주셔서 함께 마시면서 말씀을 들었는데
그 성당에는 사무장, 관리장을 물론 직원 한명도 없고
신부님이 지출전표, 입금전표가 뭔지도 잘 모르시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신부님이 직접하고 계시며
신자수는 120명 정도 주일 미사에는 80여명 정도 참석하시고
그래도 주일날은 비닐하우스로 만든 식당에서 함께 점심지어
식사하시면서 재미있게 지내신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곳에 개신교교회는 30여개나 있지만 성당은 이 곳 뿐이고
신부님 답답하신 마음에 올 여름에는 어디서 차라도 한대 빌려서
해수욕장에서 미사라도 올려야겠다고 말씀하시는 젊은 신부님을
이렇게 뵈면서 “신부님 참 외롭고 고생이 너무 많으시겠다” 는 생각이 들면서도
의욕적으로 계획하시는 모습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성당에 들려 신부님 들키지 않게 성모님께 인사드리고
성당을 나서는데 왠지 마음 한구석이 짠하고 뭉클하고
언제 우리 가족이 한번 더 들려서 미사 함께 올렸으면 하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