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발표되는 날 낙심한 재수생 아들을
소주집으로 불러 “진짜 놀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울면서 죄송하다고 하는 놈을 달래고,
한쪽으로 가서는 흐느끼는 집사람 모니카에게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자고 위로하고 돌아서서
혼자 눈물짓던 재수생 애비는 무슨 죄인인가 ?
추가 합격통지를 받고는 이제까지의 간절함이
그렇게 공부해서 고것 밖에 않되나 하는
원망으로 바뀌는 것은 왜 일까 ?
2년간 하루도 안 빠지고 모든 것을 당신 뜻에 맡기며
애절하게 수험생 기도한 애미 마음,
지금 당장이라도 한대 올려 붙이고 싶은 애비 마음,
밤늦게 제 방에 앉아 동생을 위해 열심히 기도드린 누나의 마음을
그 놈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빠지지 않고 예비자 교리에 열심히 나가고
엄마 아빠 누나가 식사전 기도 바치기 전에 젓가락 들던 놈이
엉성하긴 해도 성호 긋고 기도 바치고 식사하고
아주 조금씩이긴 하지만 변해가는 모습이
어느 대학 합격증보다 더 감사하고 제자식이
주님을 진정으로 믿고 의지하면서 평생을 살아간다면
제게는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