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애비

2007. 2. 12. 오후 5:31:16

글자
 

시험 발표되는 날 낙심한 재수생 아들을

소주집으로 불러 “진짜 놀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울면서 죄송하다고 하는 놈을 달래고,

 

한쪽으로 가서는 흐느끼는 집사람 모니카에게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자고 위로하고 돌아서서

혼자 눈물짓던  재수생 애비는 무슨 죄인인가 ?


추가 합격통지를 받고는 이제까지의 간절함이

그렇게 공부해서 고것 밖에 않되나 하는

원망으로 바뀌는 것은 왜 일까 ?


2년간 하루도 안 빠지고 모든 것을 당신 뜻에 맡기며

애절하게 수험생 기도한 애미 마음,

지금 당장이라도 한대 올려 붙이고 싶은 애비 마음,

밤늦게 제 방에 앉아 동생을 위해 열심히 기도드린 누나의 마음을 

그 놈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빠지지 않고 예비자 교리에 열심히 나가고

엄마 아빠 누나가 식사전 기도 바치기 전에 젓가락 들던 놈이

엉성하긴 해도 성호 긋고 기도 바치고 식사하고

아주 조금씩이긴 하지만 변해가는 모습이

 

어느 대학 합격증보다 더 감사하고 제자식이

주님을 진정으로 믿고 의지하면서 평생을 살아간다면

제게는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6

  • 2007년 2월 13일 오전 12:32

    온 가족의 사랑이 찐찐하게 느껴집니다. 가족들의 기도가 헛되지는 않을거라 믿습니다.

  • 2007년 2월 13일 오후 1:59

    좋은 학교가 좋은 인생으로 직결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2007년 2월 13일 오후 10:43

    옹이박힌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주님께서 가까이 두시기 위해 시련을 주시나 봅니다. 힘내세요...

  • 2007년 2월 14일 오전 9:34

    한마음이 되어 기도하는 가족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주님이 계시니 걱정하지 마세요. ^ ^~

  • 2007년 2월 17일 오후 1:21

    재수생 애비(?)의 마음이 하느님 마음처럼 느껴지네요. 종권이도 아마 저보다 더 찐한 사랑을 가족을 통해 체험했을거라 믿어요. 성가정의 모습!! 하느님 감사합니다.^^

  • 2007년 2월 20일 오전 9:52

    가족의 사랑은 본인이 느끼는 것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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