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의 슈바이처 故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재개봉 소식입니다.

2010. 12. 10. 오후 6:10:35

글자

영화『울지마 톤즈』는 아프리카 수단 남부의 톤즈 마을에서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8년간 의료 봉사를 하다 올해 초 대장암으로 선종하신 故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의대를 졸업해 편안하게

의사의 길을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제의 길로 들어 섰다고 합니다.

사제 서품을 받은 뒤엔 한국인 신부로는 최초로 내전중인 아프리카 「수단」

그중에서도 가장 환경이 열악한 남부 톤즈로 가셨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처음 사제의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 홀몸으로 10남매를 키우신 어머님은 만류하셨다고 합니다. 

형제 중에 이미 신부의 길을 걷고 있는 형과 수녀님이 되신 누님이 계셨고 

이제 막 의대를 졸업했으니 집안의 기대도 컷겠지요.

그때 이태석 신부님도 "어머니가 고생해서 저를 공부시켰는데 보답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도 자꾸만 하느님께 마음이 끌리는걸 어떻게 하냐"며 함께 울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렵게 사제의 길에 들어선 뒤 처음 간 곳이 수단 남부의 톤즈라는 곳 입니다.

톤즈는 20여 년간의 내전으로 피폐해진 수단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였습니다.

신부님은 톤즈의 유일한 의사였고  그의 헌신적인 의료 봉사는 금세 인근에 알려집니다.

“그곳(신부님의 진료소)에 가면 살 수 있다”는 소문이 났으며 멀게는 100㎞ 밖에서 매일 300명이 넘는

환자가 찾아왔고 신부님은 낮이든 밤이든 찾아온 환자들을 홀대 하는 법이 없었답니다.

병원이 자리를 잡자 신부님은 학교를 세웠고  이 학교엔 지금도 1400여 명의 아이가 다닌다고 합니다.

그는 한센병(나병) 환자들에게도 관심이 많았고 급할 때는 맨손으로 고름을 짜내고 약을 먹였습니다.

발가락이 없는 환자들을 위해 발을 하나하나 그려 가죽샌들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톤즈 사람들은 신부님을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는 신부이자 아버지였고, 의사이자 선생님이었습니다.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 뭉툭해진 발 ... 맨발로 다니던 그들에게 처음으로 

이 세상에 하나뿐인 신발이 생겼고, 그것도 제각각 모양이 다른 가죽샌들입니다.

그러나 이태석 신부님은 정작 자신의 병을 알지 못했습니다.

2008년 휴가차 한국에 들어온 그는 말기 대장암 진단을 받습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 순간에도 그는 톤즈의 파다 만 우물을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년4개월의 투병생활 끝에 올해 1월 선종하셨습니다.

. 그의 죽음이 알려지자 전통적으로 눈물을 수치로 여기는 톤즈 주민들은 밤새워 울었습니다.

신부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자 손가락도 제대로 없는 뭉툭한 손으로

신부님 사진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의 나이  마흔여덟 살 !

그토록 아끼던 수단의 아이들과 안타까워하는 이들을 뒤로 한 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오랜 내전으로 소년병으로 참전한 경험이 있는 수단 아이들의 황폐한 마음을 

이태석 신부님은 음악으로 치유해 주시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어린시절 재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음악공부를 하지 못한 신부님 자신에 대한 치유이기도 했습니다.

영화『울지마 톤즈』의 서두에 이런 자막이 뜹니다.

"이 영화는 인간이 인간의 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태석 신부님은 아이들에게 꽃이 되어 주었고, 또 커다랗고 맑은 눈동자의 아이들은

이방에서 온 이태석 신부님에게 꽃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이들과 신부님이 주고 받은 우정이 이 영화의 가장 빛나는 부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중한 병,다음 끼니를 걱정할 정도의 가난,

그리고 자신의 모든 기반을 흔들 만큼 위협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처지가 아니라면

우리가 겪는 권태,불안,슬픔,짜증과 화는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아서 아닐까' 하고요.

그게 바람직하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런 상태는 살다 보면 어느 때나 우리를 덮쳐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내 안의 나를 비우고 다른 사람으로 채운' 이야기로

균형을 잡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이 들어차고 공감하게 되면 '내 고통'도 자연스럽게

녹아나는 것을 저도 여러번 체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 이 영화를 보기 전엔 -종교적 색채가 가미된 그렇고 그런 휴먼스토리- 라는

비신자들의 비아냥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과 우려는 보기 좋게 깨졌습니다.

오랜만에 맑고 투명한 에너지가 온몸을 감싸주며 정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인간이 인간을 아무 대가없이 사랑한다는 것 !

인간이 어디까지 자신을 내놓을 수 있는지 그 깊이에 까마득해졌지요.

제목은 『울지마 톤즈』이지만 정말 울지 않을 수  없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지난 9월 개막을 하여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영화는 조용히 입소문을 탔고

두 달간 상영돼 18만 명이 관람 후 종영이 되었는데

인성교육단체 <밝은 청소년> 임성희 이사장님의 요청으로

오는 12월13일부터 31일까지 롯데시네마 전국 29개 상영관에서

관람료를 절반(2500원)으로 낮춰 조조영화로 재개봉 된다고 합니다.

배급사인 마운틴픽쳐스는 수익을 포기했고 롯데시네마는 상영관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아이들 손을 잡고 꼭 한 번 관람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여기저기 각박한 소식만이 들려오는 이런 때에 모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웃사랑과 봉사, 그리고 나눔의 가치에 관하여 다시금

깨닫게 해 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사료됩니다.   

댓글 2

  • 2010년 12월 10일 오후 9:37

    전 명동까지 가서 봤습니다. 본당에서 혹 피정때 못 보신 분들을 꼭 보셨으면.... 적극 추천합니다.

  • 2010년 12월 14일 오전 10:08

    수단아이들에게 신부님께선 깜깜한 어둠속에서의 한줄기 빛과 같은 분이 셨죠...저희 은천시니어대학에서 다시 학생들과 보았는데 반응이 좋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