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아니고, 오십 즈음에...

2010. 10. 24. 오후 10:25:52

1
글자

 

 

오십이란

 

에덴의 동쪽 에서 송승헌과 이연희가 보여 주는 풋풋한 사랑 보다는

엄마가 뿔났다 에서 이순재와 전양자가 보여주는 황혼의 로맨스에 더 마음이 끌리고,

  

잘 먹고 잘 살자는 Well-Being 보다는

조금은 격조 있게 늙어 가서 Well-Aging과

보다 품위 있게 죽어가는 Well-Dying에 마음이 끌리고,

  

은행 상품도

Risk-Taking 형의 펀드 보다는

Risk-Averse 형의 보장형 연금에 마음이 끌리고,

  

헬스나 요가 보다는

치매, 중풍, 뇌졸중 예방에 더 마음이 끌리고,

 

막내 아들 즐겨보는 금주의 인기가요 보다는

어머님 즐겨 보시는 가요 무대의 노래들에 마음이 끌리고,

 

채움과 집착 보다는

비움과 버림에 마음이 끌리고,

  

마음 설레이며 기다리다 반가이 받아들던 전화 벨 소리도

혹시 년로한 부모님의 안 좋은 소식을 전하는 벨 소리 일까봐 두려움에 받게 되고,

  

인사하고 축의금 내고 식사만 하고 총총이 돌아오던 결혼식도

식장에 앉아 주례사 새겨 듣고, 지켜보며 내 자식 결혼식을 걱정하게 되고,

  

뜰 앞 오동 잎 떨어지는 소리에 시절이 가을임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가을이 다가왔음을 느끼고,

  

요즘 같은 환절기에 부쩍 잦은 부음도

더 이상 먼 곳에서 울리는 변방의 북소리가 아닌,

어린 시절 들었던 슈베르트의 마왕처럼 귓가에서 크게 들리기 시작하고,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떠나왔고

나아가기에는 너무 힘이 부대끼고

주저앉기에는 너무 이른 느낌인   ........................................  나이. 

 

 

 

 

저희 남편이 작년에 썼던 글이예요...

새삼 오늘 보니 왠지 서글퍼지네요ㅠㅠ

 

 

댓글 10

  • 2010년 10월 25일 오전 9:32

    단풍이 곱게 물들고 낙엽이 떨어지는 요맘때...늘상 되풀이 되는 느낌입니다.앞으로 살아갈 날이 바짝바짝 다가옴에 있어서는 더더욱....

  • 2010년 10월 25일 오후 3:35

    저는 매일 죽음의 길로 가는 느낌을 받고 살아요. 어느세 이렇게 칠십을 바라보게 됐는지 쓸쓸합니다.

  • 2010년 10월 25일 오후 3:37

    저를 보았습니다. 돌아올수없는어제를, 오늘현제를,그리고미래를...텅빈마음 홀로 있네요

  • 2010년 10월 25일 오후 5:18

    에이구~ 어린것이 별소리를...ㅉㅉ (농담) ㅋㅋㅋ

  • 2010년 10월 26일 오전 11:29

    소피아 분과장님 제가 좀 수정 했어요^^ 서른즈음에 노래도 나오고 좋죠?

  • 2010년 10월 26일 오후 9:54

    노래가 다 말하고 있는것 같아요...넘 슬퍼하지 마세요...울 언니 가을 타는가봐요,,ㅋㅋ..올래 가을이란 계절이 인생이란걸 생각하게 하지요......^^

  • 2010년 10월 27일 오전 9:17

    김광석 형님 노래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저려와요. 자꾸 들어와서 듣고 갑니다 ㅠ.ㅠ

  • 2010년 10월 27일 오후 6:19

    가브리엘!글이 더욱 돋보이네요..고마워요...과거 내가 젤 좋아하던 가수 김광석...죽기 몇해전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도 봤었는데...이러다가 정말 가을타겠다ㅠㅠㅠ

  • 2010년 10월 31일 오전 7:33

    문단에 데뷰하심이 어떠신지! 가을을 타시나바 각별히 주의 요망. 인생은 오십부터 아닌가요 새로운 시작을 우리모두 꿈꾸어 보시자구요

  • 2010년 11월 3일 오후 8:30

    오늘은 김광석 노래가 더 좋으네요...가을낙엽 냄새가 난다고하면...아마 내가 시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