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2주간 수요일 루카 4,38~44
회당에서 나오신 예수님이 시몬의 집으로 가십니다. 마침 그때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열을 꾸짖어 부인의
병을 치유하십니다. 열이 내린 부인은 곧 일어나서 사람들 시중을 듭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일행을 위한 식사 준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해질 무렵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데리고 온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들을 모두 고쳐 주십니다. 그리고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고백하는 마귀를 꾸짖습니다.
그 다음 저녁 늦게 식사를 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주무시고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십니다. 이는
분명 하느님께 홀로 기도하시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아다니다가 예수님을 만나자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붙듭니다. 그런 그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고 하시며, 그들의 청을 거절하십니다. 그리고 유다의 여러 회당을 다니시
며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예수님의 하루의 생활 계획표를 보는 듯합니다. 기르치시고
활동하시고 기도하시는 것만으로 하루 일과가 꽉 찬 느낌입니다.
우리는 하루의 일을 다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 때때로 마음이 허전하고 찜찜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를 섬세하게 살펴보면 오늘 하루 한 것
없이 빈둥빈둥 지낸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한 삶의 내용도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삶의 태도 또한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이럴 때, 좀 더 나아가 내 삶의 내용과 질을 살펴보면, 하루를 지내면서 주님
앞에 조용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기도 시간이 빠져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
다. 내 삶의 작고 큰 부분을 주님과 나와의 관계 안에서 설정해 나가지 못했다
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루하루를, 주님과 홀로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지금 나에게 무엇이
우선이고 어떠한 것이 중요한지를 식별하면서 지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기도하면서 하루하루의 삶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정리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나의 삶을 지향할 수 있
습니다. 조용하고도 꽉 찬 하루를 지낼 수 있습니다.
내 삶의 전체를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꽉 찬 하루를 보내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홍 미카엘 신부 복음 묵상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