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4,10,07) -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2004. 10. 7. 오전 1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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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7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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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갈라디아 3,1-5
갈라디아 사람들이여, 왜 이렇게 어리석습니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여러분의 눈앞에 생생하게 나타나 있는데 누가 여러분을 미혹시켰단 말입니까?
한 가지만 물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율법을 지켜서 성령을 받았습니까? 복음을 듣고 믿어서 성령을 받았습니까? 여러분은 그렇게도 어리석은 사람들입니까? 성령의 힘으로 시작한 일을 지금 와서 인간의 힘으로 마치려 드는 것입니까? 여러분이 겪은 그 모든 경험이 다 헛일이었단 말입니까? 설마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성령을 주시고 여러분 가운데서 기적을 행하신 것이 여러분이 율법을 지켰기 때문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복음을 듣고 믿었기 때문입니까?


복음 루가 11,5-13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 한 사람에게 어떤 친구가 있다고 하자. 한밤중에 그 친구를 찾아가서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친구 하나가 먼 길을 가다가 우리 집에 들렀는데 내어 놓을 것이 있어야지.' 하고 사정을 한다면 그 친구는 안에서 '귀찮게 굴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도 나도 다 잠자리에 들었으니 일어나서 줄 수가 없네.' 하고 거절할 것이다.
잘 들어라. 이렇게 우정만으로는 일어나서 빵을 내어 주지 않겠지만 귀찮게 졸라대면 마침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청을 들어주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생선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겠으며 달걀을 달라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어떤 직물공장이 있었는데요, 이 공장에서는 다른 공장과는 달리 다음과 같은 규칙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즉, 다른 잘못들은 다 용서가 되어도, 이 규칙을 어기면 심한 꾸중과 함께 때로는 해고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규칙은 ‘실이 얽히면 무조건 공장장에게 보고하시오.’ 였습니다.

어느 날 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은 한 여공이 작업을 하는 도중에 그만 실이 얽혀 버렸습니다. 그는 그것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어요. 자신이 직접 풀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풀려고 했던 실은 더 얽혀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제야 그는 공장장에게 보고를 했지만, 공장장은 화를 내면서 질책을 합니다.

“실이 얽히면 무조건 공장장에게 보고하라는 규칙도 모릅니까? 왜 즉시 보고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그녀는 겁먹은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공장장님, 저는 최선을 다해서 얽힌 실을 풀려고 애썼습니다.”

이 말에 공장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란 공장장인 나에게 보고하는 일이오.”

맞습니다. 이 여공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란 보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문제의 빠른 해결을 볼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 최선책을 잊어버리고는 합니다. 나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서, 오히려 그 문제를 더욱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께서는 최선을 다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원하고 계시다는 것을 지적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정만으로는 일어나서 빵을 내어 주지 않겠지만 귀찮게 졸라 대면 마침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청을 들어주지 않겠느냐?”

빵을 꾸러 온 사람에게 있어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어떤 모습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될까요? 그것은 바로 친구에게 끝까지 매달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우리들 모습은 어떤가요? ‘내가 너 아니면 빵을 얻지 못하겠냐?’라는 생각으로 쉽게 뒤돌아 설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요? 그때 두 가지를 동시에 잃게 될 것입니다. 첫째는 원래 얻고자 했던 빵을 얻지 못할 것이요, 둘째는 그 친구와 나누고 있었던 우정입니다.

지금 내 자신은 나의 삶 안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중요한 것을 향해서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를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세요.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정말로 중요한 것을 향해 제대로 나아간다면 모든 기도에 대한 응답을 하시는 것은 물론 덤으로 더 큰 은총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하십니다.

오늘 하루, 이 주님의 약속을 기억하면서 중요한 것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남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하지 맙시다.



팽이장수

늦은 시간, 지하철 안이었다. 어느 역에서 아담한 키에 안경을 쓴, 마냥 착해 보이는 아저씨가 타더니 “승객 여러분~”하며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아저씨가 꺼내 보인 것은 팽이, 작은 손잡이를 몇 번 돌려 바닥에 대고 버튼을 눌렀더니 팽이가 반짝반짝 빛을 내며 돌기 시작했다. 아저씨는 잽싸게 두 개를 돌려놓고는 앞쪽으로 가 또 팽이 몇 개를 돌려 보였다.

두개의 팽이가 뱅글뱅글 신나게 도는데 어지간히 술에 취한 아저씨 한 분이 구둣발로 팽이 하나를 냅다 걷어차는 게 아닌가. 팽이는 세 조각이 되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술 취한 아저씨는 사람들의 따가운 눈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료들과 웃어 댔다. 팽이 아저씨는 얼른 뛰어와 팽이 조각을 찾느라 여기저기 살폈다. 다행히 조각들이 깨지지 않아 조립하면 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끝내 조각하나를 찾지 못했다.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아저씨는 중얼거리며 두리번두리번 했다. 한 청년이 보기 딱했는지 팽이 하나를 샀다.

아저씨는 결국 포기하고 옆 칸으로 옮겨갔다.

그런데 잠시 뒤 아저씨가 다시 오더니 팽이 조각을 찾는 것이었다.

팽이 하나도 포기하지 못할 만큼 절박하신 모양이었다. 한 아주머니가 말을 걸었다. “아휴, 아까 발로 찬 그 양반한테 물어 달라 하세요.”

그러자 아저씨가 조그맣게 대꾸했다. “사실 저도 할 말 없어요. 불법이거든요. 걸리면 벌금이 오만원이에요.” 끝내 조각을 찾지 못한 채 돌아서는 팽이 아저씨의 뒷모습이 참 쓸쓸해 보였다.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그런 아픈 상처는 주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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