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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풍은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알 수 없지만
잔잔한 호수의 수면을 춤추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수면뿐 아니라 호수 위의 나룻배도 출렁이게 합니다.
그러나 일렁이는 수면은
아름답게 산과 나무들을 비취던 모든 자연을 일그러트리고 굴절시켜서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게 할 풍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고요하고 잔잔한 호수처럼
보잘것없는 한 마디의 말이나 행동으로 풍랑이 일게 됩니다.
그 보잘것없음에 집착하면 할수록
더 큰 파도가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놓고
자신도 모르는 거친 행동은 거친 파도를 방불케 합니다.
그토록 상냥하고 부드러운 미소와 언행으로
이웃에게 평화와 위로를 주던 마음이
날카롭고 무뚝뚝하며 험상궂어 가까이 가기가 두렵게 됩니다.
하루하루의 일상을
규칙적인 간격을 두며 기도하는 사람들이라지만
마음에 풍랑이 일기 시작하면 몹시 힘이 듭니다.
성체가 모셔진 성막이 빨간 불빛을 비추며 주님의 현존을 알리고,
제대의 단정함이 거룩한 곳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거기에 무릎 꿇은 나의 마음은
광풍과 함께 성난 파도를 일으키고 잔잔해 질 줄 모릅니다.
그러나 아성에 갇힌 불쌍한 영혼을 가엾게 보시는 좋으신 하느님께서는
그 높고 깊은 아성 안에 들어오시어 함께 하고 계셨습니다.
파도치는 물위를 걸어오셨던 주님은
제 마음의 파도 위를 유유히 걸어오신 것입니다.
스스로 일으킨 파도에 허우적거리는 저에게 다정하게 손 내밀어 주시며
혼자 일어서려는 저의 교만함에 조용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광풍의 근원을 찾아가 화해하기를 원하시며
제 영혼의 상함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그렇습니다.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먼저 찾아가는 그 마음,그 발걸음.
언제나 곁에서 먼저 손 내밀어 주시는 주님의 성심을 깨닫고 따르며
광풍의 근원을 찾아갑니다.
내 마음의 자리를 떠나 일어서 찾아가는 발걸음은
생명의 길로 인도하는 주님의 길임이 분명합니다.
파도치던 마음은
크신 자비와 사랑을 가슴 가득 받으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소서. 주 예수여!
저와 동행하여 주심을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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