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지 ('인생낱말사전'에서)

2007. 8. 1. 오후 11:07:41

글자
가라지

어떤 사람이 밭에 좋은 씨를 뿌렸다. 그런데 그가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거기에 가라지를 뿌리고 갔다. 밀이 자라자 가라지도 드러났다. 종들이 가라지를 뽑으려고 하자 주인이 말렸다. 가라지를 뽑다가 밀까지 뽑을까 염려해서였다. 주인은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도록 하였다.(마태 13,24-30)

우리는 세상의 불의와 악을 보면 금방 분노하며 이를 없애려고 온갖 힘을 다 쏟는다. 그런데, 인류는 여태껏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지만 세상은 여전히 악과 불의가 판을 친다. 이는 인간의 그런 마음으로는 세상에 평화를 이룰 수 없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다. 인류는 이를 깨달아야 한다. 평화는 불의와 악을 근절시킨다고 정착되는 것이 아님을. 불의와 악을 없앤 자리에 평화를 심으려는 그 마음은 오히려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가라지를 뽑으려고 하지 마라. 가라지를 뽑으려다 밀까지 뽑아낼까 염려된다. 가라지를 뽑는 일은 자칫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여기서 상처는 뽑혀나가는 가라지가 아니라 밀이 입는 것이다. 가라지를 뽑는 일은 하느님께 맡겨라.

예수님의 이 충고는 많은 사람에게 소극적으로 들릴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행동은 소극적으로 비치어 비판의 표적이 된다. 하지만 비판하면서 그들은 동료에게 상처를 주고 아집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들에겐 사람을 포용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가라지를 뽑아버리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추수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큰 인내와 관용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밀 이삭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주인의 마음보다는 그 마음이 그대로 평화이며 평화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평화는 인내와 관용의 마음이 없이는 심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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