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바칠 때 우리는
내 바라는 것이 채워지기를 바라면서
온 정성을 쏟아 기도를 바친다.
아프니 아프지 않게 해 달라,
불행하니 불행을 면하게 해 달라,
내 남편 직장에 취직하게 해 달라,
내 아들 시험 붙게 해 달라.
그렇게 기도를 정성껏 바쳤는데도
계속 아프거나 계속 불행이 겹치면
내 정성이 적었다거나
하느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실망하고
때로는 하느님을 원망하기까지 한다.
나도 모르게 하느님을 내 기도에 따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 분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내 정성에 따라
내 기도를 들어주기도 하고 들어주지 않는 분으로
하느님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께
중풍병자, 귀머거리, 마귀 들린 사람 등
병자를 데리고 왔다.
그들은 예수께서 병을 치유해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예수는 그들을 치유해 주셨다.
예수는 그들의 바람을 채워주신 것일까?
예수는 그들의 믿음을 보고 치유해 주셨다.
병이 낫기를 바라는 믿음,
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라는 믿음,
취직되기를 바라는 믿음,
요행이 요행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믿음,
그런 믿음이 아니라,
병이 낫든 안 낫든,
시험에 합격하든 불합격하든
하느님은 나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
불합격 안에도,
불행 가운데도
아픔 가운데도
고통가운데도
십자가의 죽음에도
하느님은 나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
이 믿음을 보고 예수는 그들을 치유해주신 것이다.
그들은 예수를 만나면서 이런 믿음을 얻었다.
기적을 바라는 믿음이 아니라
아픔 가운데도 주님이 함께 계신다는 믿음,
행복도 불행도 다 그분에게서 온다는 믿음을 얻었다.
그러기에 그들은 설사 병이 낫지 않았다 해도
감사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십자가에 달려서도 하느님께 감사하며 죽어 갔을 것이다.
기도는 이런 믿음을 가능하게 하고
이런 믿음에서 나오는 기도가 참된 것이다.
그 외의 기도는
내 마음의 여하에 따라
나를 웃게 만들기도 하고
슬프게 만들기도 하는 기도,
병이 나으면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었다고 웃고,
그러다가 아프면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다고 원망하는 기도는
참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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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2007. 4. 17. 오후 10: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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