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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 주간)
‘우리가 신앙하는 것이란, 사라진 것들에 대해 시린 시선으로 안타까워하면서도 동시에 그 거룩한 소멸이 이끌 새로운 생성에 참여하도록 초대하는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라는 말마디가 되뇌어지는 위령성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 안에서 소중함으로 남는 지난 자국들을 뒤돌아보면서도, 여전히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요, 영원한 생명, 참 행복에로 옮겨지는 신앙여정’들이길 기원합니다. 늘 스스로를 비워내고, 애써 사랑과 섬김으로 살아내고자 하는 가운데, 더욱더 주님을 닮아가는 ‘말씀의 사람들’이 되시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들에게 ‘하느님은 우리의 대답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삶은 우리에게 이 물음에 응답할 수 있는 기회를 끝없이 제공합니다’라고 속삭이시며 우리의 마음들을 일깨우시는 듯합니다.
오늘은 교회의 달력(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인 연중 제34주일이자 그리스도 왕 대축일, 그리고 성서주간의 첫 날입니다. 그동안 신앙 안에서 다짐하고 계획했던 삶들이 과연 얼마만큼의 결실을 맺었는지를 살펴보면서, 다음 주일로 하여 새로이 시작될 또다른 출발(대림시기)의 힘찬 발걸음들을 준비했으면 합니다. 누구나 그렇듯, 되돌아봄에 있어 떠올려지는 여러 가지 부족함들이나 허물들, 아쉬움들은 오히려 오늘을 더욱 힘껏 살아낼 밑거름으로, 오늘과 내일을 위한 디딤돌로 삼아내면서 말이죠.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는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모든 이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신 만민의 왕,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의 생명을 내어주시는 그 사랑을 통하여 ‘희생과 봉사, 섬김으로서의 왕’의 참 의미를 우리에게 보여주시지요. 이처럼 우리도 당신을 닮기를 원하시는 가운데 당신 삶으로 친히 하느님의 뜻, 천상 지혜(진리)를 보여주셨고 증언해주신 그분께 감사드리며, 이에 대한 응답으로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하는 우리여야 하겠습니다. 참으로 그분의 삶, 그분의 말씀을 마음 안에 소중히 담고 새기며 간직하는 나, 그리고 그에 따른 오늘 내 삶이길 애씀과 동시에 ‘오늘 나의 주인은 누구이며, 내 삶의 최고, 전부는 무엇이라 여기는가?’ 묻는 좋은 한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유기종 요셉 신부 흑산 본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