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9주간 월요일2007.6.4.(토빗 1,3;2,1-8/ 마르 12,1-12)
지금 예순이 된 어떤 분은 가끔 어렸을 적에 상처받은 이야기를 합니다. 집이 너무 가난해서 자기 큰 아
버님께 송아지 한 마리만 배내 주시면 자기가 키워 꼭 갚아드리겠다고 청을 드렸는데, 그 큰 아버님은
다른 사람에게는 송아지를 배내 놓으면서도 자신에게는 그 기회를 주지 않으셨답니다. 그때 가졌던 원
망의 마음을 지금도 마음에서 지울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분의 큰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그분
은 그 원망의 마음밖에 일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마음의 치유를 진정으로 받고 싶어 하였습니다.
남을 돕고 사랑하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이 따라야 할 도리라기보다 모든 인간이 따라야 할 인륜
지도(人倫之道)라 하겠습니다. 그 옛날 가난하던 시절 사람들은 참으로 서로 돕고 살았습니다. 한문의
사람 인(人)자가 가리키는 바와 같이 서로 기대고 살면서 그 어려움들을 견디어 냈었습니다. 그때 사람
들은 가난했지만 인간답게 살았습니다. 농촌에선 두레정신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은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선 물불을 가리지 않지만 남
의 일이라면 거들떠보지를 않으려 합니다. 사람 인(人)자를 새로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암으로 투병 중에 있는 본당 교우를 위해 어제도 봉성체를 갔었습니다. 자기 어머님이 서울에서 특별히
지어오신 알약 하나를 묵주와 함께 손에 잡고 나지막한 소리로 기도를 하였습니다. “주님, 저를 도와주
십시오. 저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주님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꼭 나아서 주님을 위
해 열심히 봉사해보고 싶습니다.” 간절한 그의 기도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봉사의 기회를 주셨습니까? 하지만 삶의 시간을 그렇게 절박하게 가져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우린
그 많은 봉사의 기회들을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많습니다. “내가 아무렇게나 보내는 이 하루는 어제 죽
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바로 그 내일이다.”라는 격언을 마음에 새기고 살았다면 그렇게는 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 토빗은 “평생토록 진리와 선행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합니다. 유배지인 니네베(지금의 이
라크)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자기 동족을 돌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보듯이
그는 과연 하느님의 사람이었고, 의인이었습니다. 요한 13장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자신의 모범을 따라 제자들도 그렇게 하라고 명하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제자라면 그 명을 반
드시 따라야 합니다. 오늘 하루는 우리도 구약의 의인 토빗처럼 진리와 선행의 길을 열심히 걸어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