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성령강림 대축일 요한 20, 19-23- 오늘날 세우려는 바벨탑
아주 오랜 옛날, 사람들은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과 대화하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은 기도와 사랑을 통해 만나던 하느님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면에는 하느님처럼 되고 푼 마음이... 하느님 위치에 서려는 그릇된 욕망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을 한데 모아 하늘까지 닿은 탑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이틀, 어느덧 탑은 63빌딩보다 더 높이 올랐습니다.
탑이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이... 자신들이 하는 일이 놀라웠고 대견스러웠습니다. 더 빨리, 더 높이를 외치며 자신들의 욕망의 결실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고대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장난삼아 그러려니 하는 마음에 눈감아 주었던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욕망이.. 그릇된 욕심이 도가 지나치자 사람의 일에 점점 개입하시게 됩니다.
사람들의 쌓아 올리던 탑을 무참히 부셔버렸고, 또한 “사람들이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니,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구나.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하게 말을 섞어 버려야겠다.” 며 사람들의 말을 뒤섞어 버려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합니다.
이 내용이 무슨 내용입니까? 그렇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바벨탑 이야기 입니다. 그럼, 사람들이 쌓아 올리려던 바벨탑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바로, 사람들의 욕망을 상징하는 것이요, 하느님처럼 되려는 잘못입니다.
그런데, 이런 바벨탑은 오늘날 우리 마음 안에.. 삶 안에도 여전히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돈이면 다된다는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오늘날은 돈이 바로 우리가 쌓고 있는 바벨탑입니다.
최고가 되려는 마음... 남보다 더 많은 힘, 무기, 군사시설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그릇된 생각이 우리가 쌓아올리는 바벨탑입니다.
마음의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이런저런 근심, 걱정으로 혼란스럽습니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받은 은총에 감사하기 보다는,,, 없는 하나에, 못 가진 것에 강한 애착을 보이며 전전긍긍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지금 그릇된 바벨탑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욕망이라는 바벨탑으로.. 돈, 명예, 권력 등을 하느님 위치에 세워, 하느님 영역에 다다르려 하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괴로운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 친히, 직접 우리의 마음을... 우리가 쌓은 바벨탑을 부수고 계시기 때문에 그러한 것입니다.
이렇게 바벨탑은 사람사이를 분열시키고, 또한 자신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사이를 분열시킨 것이 아니라, 사람의 욕망의 결과가... 바벨탑을 세우려는 그릇된 행위가 분열을 초래한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1독서인 사도행전을 통해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여러 지방에서 모인 사람들에게 하는 사도들의 말씀이 자신의 지방말로 들리는 것입니다. 곧 뒤섞였던 말이 하나의 말이 된 것입니다.
욕망과 욕심으로 나누었던 마음이 하나의 마음이 된 것 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입니까? 바로, 성령의 능력에 의해서 입니다.
성령의 놀라운 활동에 의해 하나가 된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 없이 일치를 이루려는 모습이 하느님의 얼로서 일치가 되는 모습입니다. 하느님처럼 되려는 욕망이 성령에 의해 정화되어 하느님을 모시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령의 능력이요, 힘입니다.
때문에, “성령을 받아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자신이 세우려는 바벨탑을... 돈, 명예, 권력 등의 이름으로 삶과 마음 안에 세워진 거대한 바벨탑을 부수라는 말씀입니다.
요즘 제주도에 해군군사기지 건설 여부에 대한 제주도민이 찬반으로 분열되고 있습니다. 갈수록 그 골이 깊어만 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런데, 해군군사기지는 오늘날 우리 제주 안에 세워지는 또 다른 바벨탑입니다.
군사기지가 평화와 국가안보를 위한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힘이면 다된다는... 국방력이 강하면 최고요,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국방력이 약해서 평화롭지 못한 것입니까?
군사기지가 없어서 남북으로 나뉘었습니까?
소위 세계의 경찰국가로 자처하는 미국이 국방력이 약해서 그렇게 평화롭지 못하고... 분열, 혼란이 가중되는 것입니까? 매일 그렇게 테러가 일어나고 있고, 총기 사건으로 사람이 죽어가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도 당국은 군사기지를 설치하려합니다.
진정 또 하나의 바벨탑을 세우는 모습입니다. 진정, 제주도의 불열과 불안을 야기 시키는 모습입니다. 이 바벨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제주도민 스스로가 무너뜨리지 않는 한, 진정 모두가 바라고 원하는 평화는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럼, ‘군사기지가 건설되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봅시다.
도움이 됩니까? 네 도움이 됩니다.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군사기지가 2015년경에 완성된다고 하는데, 그 비용이 수천억 원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공사를 제주도내 회사가 따낼 수 있을까요?
제주도내 대규모 공사는 거의 대부분이 육지 회사에서 합니다.
섭지코지에 가는 길에 어떤 공원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시공을 삼부토건 주식회사에서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이루어진 산지천 복구 공사역시 육지 건설회사가 담당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수천억 원의 대규모 공사를 제주도내 업체에서 따낼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하청을 받고 공사에 임할 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군사기지가 건설되면 더 이상 발전은 없다는 것입니다.
가만 놔두면 저절로 발전이 되고 개발이 될 것을 군사기지 때문에 매년 그대로입니다.
잠깐 여기서 당케를 생각해 봅시다.
요즘 표선리에서 제일 땅값이 비싼 곳이 당케로 알고 있습니다.
맞죠?
그런데, 20-30년 전에 그 누가 당케가 오늘날처럼 될 것이라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대규모 리조트인 해비치가 들어설 것이라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오히려 해수피해 때문에 농사도 안 되고, 매일 바람만 휑하니 불어 사람살 곳이 못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있는 땅을 다 팔아서 표선리로 올라왔습니다.
당케에 땅을 갖고 있는 것보다는 바다에서 멀어진 곳에 있는 땅을 갖고 있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현명한 것이라고 판단해서 그랬습니다.
(이는 저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이수동에서 모슬포로 이사올 때, 집 주위에 있는 땅을 모두 다 팔고 이사 왔습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뒤, 달라진 현실을 대하고서는 매일 담배만 태워댔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은 어떻습니까?
정말 1등이 꼴등이 되고, 꼴등이 1등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만큼 세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삶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2-30년 전에는 먹는 것에 급급했지만, 이제는 웰빙 시대입니다.
좀 더 낳은 삶, 좀 더 아름다운 경치,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는 시대입니다.
그러한 시대적 요구에 의해 당케가 표선면에서 제일가는 지역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이런 변하는 어찌, 당케 뿐이겠습니까?
제주도내 많은 곳이... 우리나라의 많은 지역이 그렇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이런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는, 제주도의 환경, 자연이 지닌 경제적 가치가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세가 어느 곳과 비교해보다도 뛰 떨어지지 않는 공기, 환경, 경관을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군사시설이 들어서면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변화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물론, 군사시설이 들어서면 지금 당장은 좋습니다.
인구가 늘고, 그에 따라 경제소비가 활발해집니다.
그러나, 이는 10년 이내에 끝이 납니다. 그 후에는 아닙니다.
이곳 표선면을 비교해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자녀들을 제주시의 학교로 보내고 싶어 합니다.
될 수 있으면 육지 대학에 보내고 싶어 합니다.
될 수 있으면 표선면에 살지 말고, 제주시나 육지에서 살기를 원합니다.
군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들을 제주시로... 육지로 보낼 것입니다.
제주시에서 술을 마시려고 하지 지역에서 마시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뭐하나 이로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때문에, 군사기지건설 찬성은 지금 당장 좀 도움을 보기 위해서... 지금 당장 좀 돈을 벌어보려는 마음에... 그러한 욕심에.. 그렇게 건설된 바벨탑에 의해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욕들을 잘못을 하는 것입니다.
아니,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강림하시는 성령께 청합시다.
일치의 성령을 보내시어 분열된 제주도민을 다시 일치시켜 달라고... 힘에 의한 바벨탑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평화의 섬을 건설할 수 있기를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