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간 목요일2007.5.24/하느님의 나라 - 하성호 신부님

2007. 5. 26. 오후 3:00:07

글자

부활 제7주간 목요일2007.5.24.(사행 22,30;23,6-11/ 요한 17,20-26)

 

 

제국의 변방에 불과한 팔레스티나 지방에서 일어난 예수운동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지 않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로마 제국 전역으로 그 세력을 확장해나가고 곳곳에 예수를 믿는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로마 제국의 심장인 로마에까지 복음을 선포하라는 주님의 명령이 바오로 사도에게 떨어졌습니다. 심장을 점령하면 그 몸 전체를 점령하는 것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라는 주님의 명령과 같은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하느님 모독죄로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이었습니까? 그 힘의 원천은 예수가 바로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세상을 “하느님 나라”라고 부릅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도 “....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며 기도하는 바로 그 나라입니다. 부유한 자들과 권세가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이 통치하시는 나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나라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이사 65,17). “우리는 그분의 언약에 따라,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2베드 3,13; 묵시 21,1참조). 구약에 예언된 그 나라는 예수님과 함께 이 세상에 도래하였고, 그 도래를 증명하는 사건이 예수님의 부활이었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학수고대하던 사람들(제자들)이 부활을 체험한 것은 엄청난 사건입니다. 자연인 한 사람이 죽었다가 기적처럼 살아났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도 기다리던 하느님 나라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보증이었습니다. 예수는 모든 희망의 근원인 바로 그 하느님의 나라 자체였던 것입니다.

 

부조리가 만연한 이 세상에서 참된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구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희망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함으로써 예수가 그 나라의 주님이심을 이제 로마 제국의 심장부에다 비전으로 제시하려합니다. 우리도 이 세상에 주님의 나라가 도래하기를 학수고대하는 사람, 그래서 예수님이 그 나라를 통치하시는 바로 그 주님이심을 고백하고, 주님을 열정적으로 전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예수님이 내 삶의 비전이고 희망이어야 합니다. 신앙은 세속적인 유익을 구하기 위해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믿기 때문에 하느님을 믿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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