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승천대축일, 홍보주일> 삶과 죽음의 완성, 승천 - 이기양 신부님 2007.05.18

2007. 5. 19. 오전 9:57:13

글자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말 중의 하나가 '웰빙'이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웰빙'은 말 그대로 건강한 (Well- 만족한), 인생(Being)을 살자는 의미입니다. 물질적 가치나 명예보다는 건강한 신체와 정신적 행복을 척도로 삼자는 것이 '웰빙'의 시작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웰빙 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시작은 미국과 비슷한 60~70년대인 것 같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새마을 운동'으로 전국이 들끓고 있었지요.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혀서… 푸른 동산 가꾸어 잘 살아보세."

 이것이 웰빙 문화의 시작인 것이지요. 너무나도 지긋지긋했던 가난의 대물림으로부터 해방이 되는 것을 목표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독재 정권을 감수하고, 또 저임금을 감수하면서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뛰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가난에서 벗어나면서 삶의 질도 조금씩 높아져간 것이 우리 나라에서의 웰빙의 시작이라 생각됩니다. 이제는 없어서 못 먹는 사람과 더불어 너무 먹어서 탈이 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노력해서 절대적 빈곤의 대물림을 끝내고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즐기며 잘 살게 된 지금 국민들이 더욱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는가 하고 물어본다면 그 답은 부정적입니다. 오히려 60~70년대보다도 더 불안하고 각박하며, 역사 이래 자살률이 최고 수치를 갱신하는 불행한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가난을 넘어서면 행복해 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부유해진 지금이 더 불행하게 느껴지는 것이 과장이 아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참으로 행복한 인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플라톤이라는 철학자는 인간의 행복 조건 다섯 가지를 이렇게 제시한 바 있습니다.

 첫째, 먹고 입고 살기에 조금은 부족한 듯한 재산

 둘째,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외모

 셋째, 자신이 생각하는 것의 절반밖에 인정받지 못하는 명예

 넷째, 남과 겨뤄 한 사람에게는 이기고 두 사람에게는 질 정도의 체력

 다섯째, 연설을 했을 때 듣는 사람의 절반 정도만 박수를 치는 말솜씨

 행복해지기 위한 이 다섯 가지 조건들의 공통점은 조금은 부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고 넘치는 곳에는 행복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플라톤은 다섯 가지 행복의 조건을 제시하고도 인간의 불행의 극한인 죽음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사람은 죽음 앞에서 일생을 통해 이뤄 놓은 모든 것을 빼앗기는 극단적 상실감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모든 성과를 수포로 되돌려 놓는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고는 참다운 '웰빙'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웰빙'의 완성은 '행복한 죽음'(Well- Dying)입니다. 행복한 죽음을 맞지 않으면 행복한 삶 또한 완성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죽음을 넘어서 살아나신 예수님을 믿기에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고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

 우리는 죽음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믿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고 성실한 신앙생활을 하면서 영원한 나라를 희망하는 것, 이것이 확실하고도 완벽한 웰빙인 것입니다. 웰빙의 완성은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신앙을 사는 것이며 부활의 완성은 승천입니다. 그러므로 삶과 죽음의 완성인 승천을 믿고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사는 신자들이 바로 '웰빙족'인 것이지요.

 참된 행복은 유기농 식품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과 평화를 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먹고 전하는 삶에서 오는 것이며 열심한 신자인 여러분들이 멋진 웰빙족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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