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5주일. 입하 2007.5.6./예수님의 사랑 방식 - 김동하 신부님

2007. 5. 7. 오전 10:24:00

글자

부활 제5주일. 입하 2007.5.6.

 

요한 복음 13장 31-33ㄱ.34-35절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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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의 사랑 방식     김동하 신부
 
하루 동안 쓰는 낱말 가운데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말 하나가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사랑하고 싶고 사랑을 받고 싶다는 인간 본연의 속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아무리 해도 다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기에(로마 13,8) 사랑을 늘 입에 담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고 듣기 좋은 말본새입니다.


신앙인이 사랑을 마음에 품고 입에 달고 사는 것은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뜨거움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4,8).

 
사랑을 잘 나누고 사랑을 잘 받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사랑 방식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침묵으로 다가오셔서 침묵으로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까지 기꺼이 내놓으시며 밥이 되십니다.


침묵으로 말씀하시면서 몸까지 내놓으시는 사랑이기에
끝도 없고 한도 없습니다. 서로 나누는 사랑은 예수님을 닮아야 합니다.


침묵으로 말하고 몸으로 부서질 줄 알아야 합니다.


마음에서 일으키고 입으로 세운 사랑은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몸으로 완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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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어릴 적부터 나는 가족의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자랐다. 하지만 가족을 향한 내 사랑은 아주 이기적이었던 것만 같다. 나를 향한 엄마, 아빠, 언니, 오빠의 사랑은 당연한 것이었고 나의 사랑은 필요에 의해서만 아주 조금 베푸는 너무너무 비싼 사랑이었다고나 할까. 가족들에게도 그랬으니 친구들과의 사이에서는 말 할 것도 없다. 누군가 내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전화를 걸어오는 것도, 집에 찾아오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지만 내가 먼저 찾아가거나, 전화하고, 편지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조금은 냉정하고 무감각하게 보이는 것, 쉽게 반응하지 않는 것 등이 내 존재를 더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것이 바로 나라는 존재의 이미지가 될 만큼. 그런데 가족과 벗들과 멀리 멀리 떨어져 있게 되면서부터야 알 것 같다. 그들이 부족한 나를 얼마나 많이 사랑해주고 인내해주고 말없이 기다려주었는지. 왜 우리는 그 사랑과 관심이 사라진 뒤에야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일까.

 

이젠 내가 먼저 그들에게 달려가고 싶다. 내가 더 많이 기다려주고, 전화하고, 귀 기울여주고 싶다. ‘미경아, 네가 우리 집에 와서 학교 가자고 할 때서야 밥 먹고 머리 빗고 가방 챙기면서 너를 매일 기다리게 했던 것 정말 미안하다.

 

정우야, 네가 몇 통이나 되는 편지를 보내오고 전화로 한 번만 만나서 친구하자고 할 때 언제나 무시했던 것 미안해. 현숙아, 동창 모임에 매번 안 나가서 100퍼센트 전원 출석이 안 된다고 전화하고 또 전화하면서 날 기다린다 했는데도 한 번도 진심으로 응답하지 못해 미안해. 너희들의 사랑이 나보다 더 깊고 성숙했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때 미안했던 것 보답하는 마음으로 너희들 생각날 때마다 기도할게. 그리고 이번 모임은 언제니? 어떻게든 꼭 참석하도록 할게. 그리고 너희들 모두 너무 고마워.’


박 선 |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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