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4.17.화/믿음 - 김유천 신부님

2007. 4. 18. 오전 7:15:42

글자

2007.4.17.화

 

 

요한 복음 3장 7ㄱ.8-15절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
 
 
 
 믿음     김유철 신부
 
예수님에게는 소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니코데모와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위로부터 태어났으면’(3,7 참조)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의 권능을 위로부터 태어나지 못한 자들에게 보여줍니다.
아픈 자를 낫게 하고, 마귀를 쫓아내며, 가르침을 통해 하느님의 나라를 알립니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깨달아서 물과 성령을 통해 거듭 태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3,11). 즉 모르는 것은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한한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삽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둘러보면 모든 것은 다 수명이 있습니다.
죽지 않는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두가 유한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들뿐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유한한 세상을 살면서도 ‘영원한’, ‘무한한’,
‘끝없는’, 이런 단어를 알고 있고 그 의미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잘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영원한 나라에서 살던
기억조각이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본(本)고향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타향에서 이방인으로 살던 삶을 이젠 그만 끝내라고
말씀하십니다. 유한한 세상에서 머리를 들어 영원한 나라로 우리를
다시 모아들이려 오신 당신을 믿고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믿음은 이처럼
우리를 영원한 고향으로 이끄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진주
 

영어로 쓰인 가장 오래되고 생동감이 넘치는 단어들은 새나 짐승들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명사들의 집합이다. 이러한 것들의
목록은 이미 1440년에 처음 쓰인 책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단어들은 새나
동물들의 성격과 속성을 잘 나타낸다. 어떤 것은 실제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시적이기도 하다. 사자들의 자만, 어치새들의 파티,
공작새들의 겉치레, 종달새들의 환희, 거위들의 꽥꽥거림, 참새들의 재잘거림,
조개들의 침대, 물고기들의 학교, 모기들의 구름, 부엉이들의 의회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세월이 흘러 이 명사들의 결합으로 어떤 사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은 새나 짐승들뿐만 아니라 다른 것에도 사용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지혜의 진주들이다. 조갯살은 아주 연하고 부드럽고 상처를
받기 쉽다. 두꺼운 껍데기의 보호가 없다면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개는 숨을 쉬려면 껍데기를 열어야 한다. 조개가 숨을 쉬려고 껍데기를 열 때
모래 한두 알이 조개껍데기 안으로 들어와 조개와 일생을 같이 한다.
모래도 조개의 삶의 일부가 된다. 그 모래가 조개에게 고통을 준다. 하지만
조개는 모래가 주는 고통 때문에 자신의 부드러운 속성을 바꾸지 않는다.
고통을 회피하고자 딱딱해지거나 단단해지지 않는다. 조개는 단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반응한다. 조개는 매우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얇고 투명한 막을
만들어서 모래알을 감싼다. 그러면 고통으로 상처 입은 바로 그곳에서는

놀라운 가치를 지닌 진주가 만들어진다. 진주는 조개의 고통에 대한 반응이다.

진주를 만들어내는 조개가 사람들에게 훨씬 더 귀중한 가치가 있지만

모든 존재가 진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조개에게 모래는 삶의 길이다. 부드럽고 연약한 우리가 바닥에

모래가 있는 바다에서 잘 살려면 진주를 만드는 일을 피할 순 없다.
레이첼 나오미 레멘 | 문예출판사 | <할아버지의 축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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