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셋째주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주일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요한 20,19ㅡ31)
김연준 신부님(미국 어학연수)
어느 수녀님 집안의 이야기다.
어머니가 식당을 하셨는데 장사는 잘 되었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문제를 자꾸 일으켜 집안 기둥뿌리가 뽑힐 지경이라는 것이다.
사업한다고 돈 가져가고, 무엇한다고 돈 가져가고.......
돈 먹는 하마 같은 아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어느 날 아들이 이런 제안 겸 선언을 했다.
"어머니! 어디 쓸 것인지 묻지 말고 삼천만 원만 준비해주세요.
돈이 없으면 집을 팔아서라도 준비해주세요.
더 이상 돈을 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보통 "이 놈아 너 죽고 나 죽자."
하고 패대기를 쳤을 터인데 어머니는 그렇게 당하고도 눈물을 머금고 한마디 묻지않고 집안의 돈을 다 긁어 삼천만 원을 만들어주었다.
그 뒤로 몇 달 안 보이던 아들이 그 돈을 다 탕진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 이상 돈을 달라고 하지도 않고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지금 그런 효자가 없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끝까지 참아주시고 기다려주시고 믿어주시는 하느님이 생각난 것이다.
오늘은 자비주일이다.
성녀 파우스티나를 통해 예수님은
"내 동정심에 호소하는 사람은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벌하지 않고 오히려 내 무한한 자비로 그를 의롭게 할 것이다. 나는 그들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은총을 내릴 것이다. 나는 정의로운 심판관으로 오기 전에 먼저 내 자비의 문을 활짝 연다. 내 자비의 문을 통과하기를 거부하는 자는 내 정의의 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고 말씀하셨다.
이 위대한 사랑을 누리기 위해서는 내가 주님께 누구인지 확인해야 한다.
나는 '죄로 울부짖어야 하는 짐승' 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사람' 이다.
그러므로 죄책감이 우리를 기진맥진하게 만들거나 낙담케 하도록 놓아두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죄인으로 있던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기 때문" (로마 5,8)이라는 성 바오로의 말씀은 우리가 죄 중에 있을지라도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뜻이다.
주님을 신뢰하고 또 신뢰하며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하여 내 결점까지도 주님의 자비에 온전히 맡겨야 한다.
성녀 파우스티나에게 주님은 안타깝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상상도 할 수 없는 나의 자비에 대해서 온 세상에 이야기하여라.
내 자비의 근원으로 찾아오는 영혼들에게 은총을 바다처럼 쏟아주겠다.
고해성사를 보고 영성체를 하는 영혼들은 죄를 용서받고 벌도 완전히 면하게
될 것이다."
주님의 부드러운 자비에 맡길 때 잃어버린 순수함과 순결함을 완벽하게 되찾을 것이다.
그래서 믿는 자는 복되다.
<원제 : 돈 먹는 하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