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3주간 금요일2007.3.16/육신과 세속과 마귀 - 하성호 신부님

2007. 3. 17. 오전 9:27:55

글자
사순 제3주간 금요일2007.3.16.(호세 14,2-10/ 마르 12,28-34)

오늘 아침 신문에 너무나 상반되는 두 기사가 있었습니다. 소신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던 한 선생님이 프랑스 파리에서 도니니코 수도회 수사신부가 되었습니다. 그가 그 유명하신 김인중 신부님이십니다. 그분이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자신의 작품들을 껴안고 한국에 오셨다는 아름다운 기사가 신문에 실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28살의 이모라는 사람이 빚을 갚기 위해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하여 끝내는 그 아이를 살해하고 아이의 시신을 저수지에 버렸다가 경찰에 체포된 천인공노(天人共怒) 할 사건도 신문에 실렸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오십보백보의 생애를 살다가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십보백보가 유유상종(類類相從)의 범위 내에서의 이야기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사람에게 그 말을 사용할 때와 세상을 해치는 사람들에게 그 말을 사용할 때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다 같이 한 생을 살지만 어떤 이들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헌신의 삶을 살고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으로 삽니다. 하지만 어떤 이는 세상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탐욕과 이기주의로 점철된 악한 세력에 가담하여 흉악무도한 죄악을 저지르며 불행한 생을 살아갑니다.

오늘 호세아 예언서를 묵상하며 우리 인간들이 하느님께로 돌아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레바논의 향기와 같이 삶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 세상은 자꾸만 하느님을 등지고 살도록 우리 삶에서 하느님을 차단시키려 합니다. 우리 인간의 시선을 자꾸만 하느님 아닌 세속적인 것에로 잡아끌고 있습니다. 수목들이 햇빛을 받지 못하면 죽고 말듯이, 하느님을 멀리하면 우리 인간은 죽고 마는데도 자꾸만 하느님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며 허황된 세속의 속임수로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왜 과거에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육신과 세속과 마귀”를 삼구(三仇)라고 했는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멀리하도록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바라보며 살고 사랑을 실천하며 오늘을 신나게 삽시다. 오늘은 하느님을 바라보며 성경을 봉독하고, 사순절에 맞는 기도와 선행, 희생과 헌신의 아름다운 시간을 만듭시다. 어렵다고,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한 걸음부터 새로 떼어놓는 마음으로 시작합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하였습니다. 그 냄새나는 홍어도 자꾸 먹다보면 그 고소한 맛을 알게 됩니다. 하느님을 바라보면 하느님이 되고, 허황된 탐욕을 바라보면 추악한 탐욕의 화신(化身)이 되고 맙니다. 교회의 생활에 맛을 들이면 이보다 더 감미로운 것은 없습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속담을 새겨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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