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간 토요일 2007-03-10/왜 공평하게 주지 않느냐 - 한창현 신부님

2007. 3. 10. 오전 11:33:28

글자
사순 제2주간 토요일

2007-03-10

 

   루카 15,1-3. 11-32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그런데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가산을 나누어주었다. 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것을 모두 챙겨서 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며 자기 재산을 허비하였다. 모든 것을 탕진하였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가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 주민을 찾아가서 매달렸다. 그 주민은 그를 자기 소유의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그때에 큰아들은 들에 나가 있었다. 그가 집에 가까이 이르러 노래하며 춤추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하인 하나를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하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아우님이 오셨습니다. 아우님이 몸 성히 돌아오셨다고 하여 아버님이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 그를 타이르자, 그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주시는군요.’ 그러자 아버지가 그에게 일렀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가끔 조카들을 만나고 하면 용돈이라고 줍니다. 그런데 금액의 차이를 둡니다. 5학년이 큰놈에겐 만원을, 3학년인 작은놈에겐 5천원을.
그러면 큰놈은 불만이 없는데 작은놈은 불만입니다. 무슨 불만일까요?
‘왜 공평하게 주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면 공평하게 다 안줄까?”
30Cm짜리 자와 50Cm짜리 자를 가져오라 합니다. 30Cm의 중간은 어디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15Cm라고 합니다. 50Cm의 중간은 어디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25Cm라고 합니다.
공평하게 중앙을 잡았는데 각각의 위치는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면, 이것이 공평한 것이라고 설명을 하면 아닌 것 같은데 설명을 들어보니 맞는 것 같고 아리송하게 생각하면서 수긍을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탕자의 비유'라 전해지는 말씀입니다. 방탕한 생활을 하고 돌아오는 아들, 하느님께로 돌아오는 작은 아들을 다루는 이야기이지만 더 깊은 뜻은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아니하고 제멋대로 행동한 작은이들이지만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또 그가 돌아왔을 때 작은 아들을 반기는 아버지의 사랑,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본 큰 아들이 불평을 합니다.
왜 아버지는 공평하지 않으냐고... 형평성에 맞지 않는 아버지께 불만을 토로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버지가 작은 아들만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큰 아들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작은 아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또 다릅니다. 한없이 자비로우시고 인내로 나를 기다려 주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하느님 앞에서 외적으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게 큰 아들의 입장에서 동료들에게 말을 하고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아들의 입장에서, 또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르게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나를 위해 인내하면서 기다리고 계시는 주님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하루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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