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수 수사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십사 청하기도 하고, 무엇을 원하니 들어주십사 하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알지도 못하면서 저는 이런 현실보다는, 그것보다는, 저것보다는 이렇게 되고 싶고, 저렇게도 되고 싶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 하느님의 뜻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화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기도를 하는 것임을 체험합니다.
오늘 니느웨 사람들은 40일 후면 망한다고 하니까 잿더미에 앉아서 기도합니다. 니느웨 사람들이 기도해서 하느님의 뜻이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구원하시기로 이미 정하셨던 것이고, 그들이 잿더미에 앉아서 회개하여 그들 자신이 변화됨으로써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알아본 것입니다.
“당신은 하느님께서 어떤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시면 그걸 기적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행하면 그걸 기적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구절입니다.
니느웨 사람들의 기적, 요나의 기적이 바로 그런 기적입니다. 오늘을 사는 저는 기적을 바라고 하느님의 어떤 엄청난 힘과 능력을 기대하지만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변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다 내어놓을 수 있게 변화되었을 때 비로소 기적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깁니다.
사순시기의 첫 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회개와 뉘우침과 사랑의 실천을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저도 무언가를 실천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