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20 /[강론] 낮은 자리[강영구신부님]

2007. 2. 20. 오전 9:29:24

글자
낮은 자리

 -강영구신부-


예수님, 저희들은 당신을 하느님의 아들이요 주님이라 고백합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 되신 것은 높은 곳에서 섬김을 받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이 주님이 되신 것은 모든 사람들 위에 군림君臨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은 하늘을 버리고 땅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셨습니다. 가장 낮은 자리는 섬기는 자리입니다. 당신의 자기 낮춤은 하늘과 땅을 맞닿게 하였고, 저희 보잘것없는 죄인들도 하늘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저희들은 당신을 주님이라 고백합니다.

老子 선생도 道德經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아니하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道에 가깝다.”라는 뜻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물과 같은 분입니다. 하늘을 버리고 땅으로 오셨을 뿐 아니라 땅에서도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셨습니다. 그리고 물처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살리려고 당신을 온전히 내어주셨습니다. 당신이야 말로 길(道)입니다.(요한14,6) 당신은 생명으로 가는 길(道)입니다. 당신은 하늘로 향하는 길(道)입니다.

사랑하는 예수님, 저희도 당신을 닮아서 낮은 자리를 차지하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가정에서 가장 낮은 자리, 직장에서도 가장 낮은 자리, 교회에서도 가장 낮은 자리를 차지하겠습니다. 물처럼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생활을 하면 저희의 가정이 살아나고, 직장이 살아나고, 교회가 살아납니다.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서 섬김 받으려하기에 죽음의 문화가 이 땅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오늘도 당신을 닮아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하루를 살겠습니다.(一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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