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의 누룩을 조심합시다.
- 박성태 신부-
옛날 어떤 백인이 노예시장에서 흑인 노예를 샀는데 이노예는 하느님을 믿는 신자였습니다. 흑인 노예는 열심히 일했고 늘 겸손했으며 모두에게 친절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노예는 지병이 있어서 늘 아팠고 이 때문에 백인들이나 다른 흑인 노예들이 업신여기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몸이 아프지만 꾀를 부릴줄 모르는 이 흑인 노예를 주인은 특히 좋아했고 사냥을 나갈 때면 항상 데려가곤 했습니다.
한번은 주인이 이 노예를 데리고 사냥을 나갔을 때, 말을 타고 가던 주인을 헉헉거리며 쫓아오는 흑인 노예를 보고 말했습니다. “얘야, 네가 믿는 신은 어떤 신이냐?” 그러자 노예는 “예, 나으리! 제가 믿는 신은 사랑이 많으신 고마운 분이십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다시 물었습니다. “네가 그토록 열심히 신을 믿고 있는데 너는 어찌하여 늘 고통만 당하고 있느냐? 그리고 너의 신이 너를 흑인으로 태어나게 했는데 원망스럽지 않느냐?” 라고 하자 흑인 노예는 “제가 지금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바로 저를 사랑하시고 아끼시는 표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고통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견뎌내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자 주인은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흑인 노예는 예를 들어 말했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사냥을 하시다가 주인님의 총에 맞아 죽어버린 꿩과 날개만 맞아 도망치는 꿩이 있다면 주인님은 어떤 꿩을 찾아가시겠습니까?” “그야 당연히 날개만 맞은 살아있는 꿩을 쫓아가야지.”라고 말하자 흑인 노예는 주인에게 “주인님, 육신을 괴롭히는 악마의 신도 이미 죽어버린 영혼에게는 포기하고 접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날아보려고 몸부림치는 영혼에게는 찾아가서 유혹하고 괴롭히기도 합니다. 제가 고통을 당하는 것은 살아있다는 표시요, 희망이 있다는 표시이며 하느님이 버리지 않고 사랑하신다는 증거입니다.”라고 힘있게 말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분부하십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경고하시는 바리사이들의 누룩은 무엇이며, 헤로데의 누룩은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바로 이어집니다. 어제 복음을 살펴보면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하늘에서 오는 표징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요구하는 표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세상 사람이 놀랄만한 메시아의 능력, 로마의 억압에서의 해방, 그리고 현세적인 통치들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바리사이들의 누룩입니다. 그러면 헤로데의 누룩은 무엇일까요? 헤로데의 꿈은 현세의 권력과 부귀, 자신의 명성과 영향력을 통한 현세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바리사리들과 별 다름이 없는 헤로데의 누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빵 다섯 개로 오천명을 먹이시고, 빵 일곱 개로 사천명을 먹이실 때, 당신이 함께 계심을 잠시 잊어버리고 빵이 없이는 굶주린다는 것 밖에는 생각하지 못하는 제자들의 부족함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많은 이들이 자신만 생각하고 현세적인 것만 절대적으로 추구하는 이 시대의 누룩을, 주님을 구세주로 고백하는 많은 이들은 조심해야 하며, 어렵고 힘이 들 때 언제나 주님이 함께 하고 계심을 잊지 말고, 용기와 희망의 삶을 추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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