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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간 월요일 2006. 11. 6 (필리 2,1-4 / 루카 14,12-14)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지은 ⌜인생 수업⌟이란 책에 나오는 다음의 구절이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내 삶에서 사람들의 진정하지 못한 모습을 가려내기가 힘들 때도 있었지만, 어떤 때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나를 강연 장소까지 태워다 주고 강단까지 휠체어를 밀어줌으로써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내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 상황에서 나는 나 자신이 그저 자기들의 자기만족을 위해 이용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들이 좋은 사람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면, 내가 집에 안전하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도 신경 쓸 것입니다.”(25쪽).
우리 주님은 사람 됨됨이에 따라 좋은 열매나 나쁜 열매를 맺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가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마태 7,17-18). 오늘 독서의 말씀은 다음과 같이 우리를 훈계합니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필리 2,3).
사랑을 함에 있어 진실하여야 하고 위선이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실생활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진실하지 못할 때도 많고, 본의 아니게 위선적일 때도 많습니다. 사제인 저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만 산다면 가식도 위선도 없을 것입니다. 본당 신부로 살면서 더욱더 제가 느끼는 것은 사제는 하느님을 마음에서 놓아버리면 완전히 가식과 위선, 특히 독선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하루를 선사받았습니다. 이 하루를 무엇을 위해 사용해야 하겠습니까? 아침 미사까지 나왔지만 이 하루 주님을 마음에서 멀리하면서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노력합니다. 주님을 마음에 모시고 살면서, 내 마음에 현존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보리라 노력합니다. 그래서 이 하루만큼은 이기심이나 허영심을 앞세우지 않고, 가식과 위선이 아니라 참된 겸손의 마음으로 주님의 제자답게 우리는 살고 싶어 합니다.
이제 가을도 깊었습니다. 국화꽃 향기가 그윽하게 퍼지는 가을입니다. 저렇게 소담스럽게 핀 국화꽃 향기처럼 우리도 이웃에게 그윽한 가을 향기를 전하는 하루를 멋있게 살아봅시다. 나를 만나는 이들에게 이 가을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해준다면 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우리는 하느님께 피어 오르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코린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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