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墨子, BC480~BC390. 중국 전국시대 초기의 사상가. 겸애사상이 유명한데,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이롭게 한다. 남 보는 것을 내 몸을 보는 것처럼 하라.’고 했음)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섯 개의 송곳니 있으면 제일 먼저 부러지는 것은 제일 예리한 송곳니다. 칼 중에서도 제일 먼저 닳아 없어지는 것은 제일 잘 드는 칼이다. 제일 먼저 말라버리는 우물은 물맛이 제일 좋은 곳이며, 가장 먼저 베임을 당하는 나무는 가장 키가 크고 곧은 나무이다." 묵자의 이 말은 내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케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내게 더 많은 재주와 능력이 있기를 바라면서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곤 합니다. 그래서 고요함을 찾기 보다는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요즘은 동네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요즘 뭐하고 노니?"라고 물어보면 "크레이지아케이드 하고 노는데요." 라는 식으로 컴퓨터 게임만을 놀이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놀아야 할 때 놀지도 못하고 컴퓨터 게임으로만 -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을 보면서 과연 그런 능력들이 꼭 필요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사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닌 다른 것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의 혈통을 이어받은 여자 예언자 안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는 결혼하여 7년 만에 남편을 잃고 난 후, 여든 네 살이 되도록 성전을 떠나지 않고 단식과 기도로 하느님을 섬겼다고 합니다. 당시 보통의 여인들이 15~16세 때에 결혼한 것을 떠올릴 때, 한 22~23세에 과부가 되어 60년 이상을 성전에서 밤낮 없이 단식과 기도로 하느님을 섬겼습니다.
어제 복음에 나오는 시메온과 함께 안나는 인간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전혀 희망이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희망을 온전히 하느님께 두었고, 미래에 완성될 하느님 나라에 대한 확신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결과 하느님의 아드님을 직접 만나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어떤 신부님께 신자 한 사람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신부님, 천국이 정말 있는 것일까요? 저는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아요." 그러자 신부님께서는 깜짝 놀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세요? 미래에 완성될 천국이 없다면 이 세상 어려움을 어찌 견디어 내겠오."
많은 이들이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고 의무나 억지로밖에 할 수 없는 까닭은 미래에 완성될 천국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그리고 인내를 통해서야 비로소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지내는 하루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