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30.토
| 루카 복음 2장 36-40절 | ||
|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 ||
| 피해가지 않는 은총 민경철 신부 | ||
|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매달 봉성체 날 뵙게 되던 한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아는 것이 참 많으셨습니다. 말도 기똥차게 잘 하셨지요. 스스로 배움이 없는 사람이라고,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더니 보통이 아니셨습니다.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어서 오쇼’ 하면서 인사하자마자 신부를 앉히더니 신앙강좌를 따발총처럼 쏴대신 분이셨습니다. 이 양반이 신부가 되었으면 분명 설교가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셨을 텐데….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는지 물어봤더니 하루 종일 평화방송 라디오를 들으신다는 겁니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하루 하루 방송 메시지가 할머니의 교회지식과 신심을 높여준 것이지요. 듣기만 한 것이 아니고 기도는 또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지 묵주알 돌리며 하루 종일 중얼중얼 하시고 사셨습니다. 남편을 여의고 오랜 세월 홀로 살아오신 분이셨는데, 예수님 뵙기만을 기다리며 여생을 준비해온 삶이 오늘 복음의 한나와 많이 닮아 있어 불현듯 생각이 나는 모양입니다. 경건함으로 한 생을 살아온 한나가 한 아기에게서 메시아의 영광을 볼 수 있는 은혜를 입었듯이 참되고 열심한 신앙인에게 은총의 순간은 결코 피해가지 않을 것입니다. | ||
| 기도해 주세요 | ||
| 댄 폴링은 사랑하는 아들 클라크와 마지막으로 나누었던 대화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클라크는 전함으로 귀대하던 중에 죽음을 맞았습니다. 클라크 폴링은 군수송선 도체스터 호에서 복무하던 군목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체스터 호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2월 3일에 침몰되고 말았습니다. 고향을 떠나던 날, 클라크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아버지, 저는 조국을 위해서 참전합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실 거죠?” 댄 폴링이 대답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클라크야. 네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매일 기도하겠다.” 그러나 클라크는 고개를 내저으며 아버지에게 부탁했습니다. “아버지, 그렇게 기도하지 마세요. 그 대신 제가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떳떳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그 끔찍했던 전쟁의 순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클라크 폴링 목사는 동료 군목과 함께 자신의 구명복을 이름 없는 수병에게 건네주고는 전함과 함께 바다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월간 <낮은울타리> 2006년 9월호에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