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 신부-
말과 말씀을 구태여 구분 지을 필요는 없지만, 말은 아무래도 쉽고 가볍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들리고, 말씀은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좀 더 귀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들립니다. 빈 말도 있고 저잣거리 말도 있으며, 지껄임이나 에두른 말도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말씀이라고 하면, 무언가 ‘쓸 수 있는 말’, ‘쓸모 있는 말’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저잣거리 외침 정도나 지껄임 정도의 말로 오신 것이
아니라, 진정 우리에게 필요하고 없어서는 안 되는 ‘말씀으로 오신 분’이라고
알아들을 수도 있습니다. 박해와 순교의 순간에 애써 말하려 하지 말고, ‘너희
안에서 하느님의 성령이 말씀하시도록’ 하라는 것도, 말씀이신 하느님께서
꼭 필요한 말씀을 주실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겠지만,
설명(說明)은 말하는 이에게 주도권이 있고, 해석(解釋)은 듣는 이에게 주도권이
있습니다. 설명의 설(說)이 ‘말을 달리한다’는 뜻풀이를 가지기에, ‘쉽게 말해서’,
‘달리 말해서’ 등으로 쓰겠지만, 어느 경우에는 쉽게 말하려던 것이 더 어렵게 되고
달리 말하는 것이 더 꼬이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애써 말하려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기다리라는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성 스테파노 순교자는 박해자들에게 애써 말하는 설명(說明)이 아니라,
순교라는 것으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게 했고, 말씀은 적중하여 많은 이들에게
올바로 해석(解釋)되었습니다.
[강론] 말과 말씀[박동진신부님] / 2006.12.26
2006. 12. 27. 오후 3:58:44
글자
말과 말씀 - 설명(說明)과 해석(解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