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성스테파노 첫 순교자[최성철신부님] /2006.12.26

2006. 12. 27. 오후 3:56:33

글자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 최성철 신부-


오늘 우리는 첫 순교자인 성 스테파노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인이란 교회가 공식적으로 그가 하느님의 품에 있다고 공언한 사람을 말합니다. 그래서 그의 삶에 감화 받아 신앙인들이 배우고 본받아 살아가기를 교회가 권고하는 그런 사람을 성인이라 합니다.
스테파노의 천상탄일인 오늘 우리는 그가 박해자들을 위하여 기도한 모습을 그려봅니다.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군중들을 위하여 기도하신 주님의 모범을 따라 박해자들을 위하여 기도한 성인의 인품을 본받아 우리도 우리의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늘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복음은 마태오 복음 10장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십니다. 사람들이 진리를 증언하는 제자들을 박해할 것이며 그때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성령께서 이끌어주시고 가르쳐주셔서 올바르게 말하게 될 것이며 제자들이 예수님 당신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스테파노 성인은 우리 교회의 첫 순교자이며 교회의 첫 부제로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스테파노 부제는 그리스 말을 사용하는 디아스포라 유다인으로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람들의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지혜와 성령의 은혜가 남달라 유다인들도 논쟁에서 스테파노를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의 이러한 능력은 유다인들이 모세와 하느님을 모독한 사람이라는 누명을 씌어 돌로 쳐 죽이려는 빌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스테파노 성인은 예수님의 처형과정과 비슷한 모습으로 순교를 합니다.   성인은 예수님처럼 자신을 죽이는 원수들을 용서하는 마지막 기도(사도 7,59-60)를 올리고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순교합니다. 이로써 스테파노 성인은 예수님의 모범을 따른 순교자 반열의 가장 첫 자리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고난의 길을 걷도록 요구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 고난의 길을 우리와 함께 걸어가시기를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도 스테파노 성인의 모범을 따라 용기를 내어 신앙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갑시다.
오늘 우리는 스테파노 성인의 삶에서 스승 예수의 모범에 따른 용서를 발견합니다. 그는 자신을 죽이는 사람들에 대하여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7,60).하고 외칩니다.


용서는 신적 사랑입니다. 오늘 우리는 스테파노 부제의 순교를 묵상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한없는 용서의 사랑을 묵상해 보는 기회를 가져봅시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하느님 사랑의 빛은 어두운 우리의 마음을 비추어 우리 자신의 죄스러움을 자연스럽고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이끄신다고 즐겨 말씀하셨습니다.
성녀는 하느님의 자비하신 사랑 앞에서는 그 누구도 죄인이 아닐 수 없다고 봅니다.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는 우리가 흘리는 눈물을 다섯 종류로 구분하시면서, 그 중에서 특별히 네 종류가 생명을 부여하는 눈물로써 회심의 여정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설명하셨습니다.


첫째로는,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받게 될 지옥불의 두려움에서 흘리는 공포의 눈물이 있습니다. 이 눈물은 아무런 영성적 가치를 지니지 못합니다.
둘째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아픔에서 오는 눈물로써 회개의 눈물이라 부릅니다. 인간 영혼이 죄와 인간 조건의 비참함을 의식할 때 자기중심적인 영혼의 상태가 그 내부로부터 찟겨 지는 아픔으로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영혼은 아직 자기 자신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고 하느님에 대한 진정한 감각을 지니지 못한 상태에 있지만 회심은 시작됩니다.
셋째로는 지은 죄를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지극하신 사랑에 감동되어 흐르는 감사의 눈물이 있습니다.
넷째는 깨끗한 마음속에서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혜에 의해 얻게 되는 영적 깨달음이 가져오는 눈물로써 조명의 눈물입니다. 희망과 감사가 함께 뒤섞인 양심의 가책은 지성을 비추어 느낌과 충동의 혼란이 점차적으로 생명의 강한 흐름으로 변형되어 순수한 사랑의 헌신으로 이끕니다. 이로써 영혼은 겸손함 속에서 성장과 자기 인식의 진리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갈망하는 영혼은 이제 두려움에서가 아니라 사랑 때문에 그분을 따르게 되어, 비록 이기적 사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지만, 영혼의 완전성과 성스러움을 열망하게 됩니다.
다섯째는 지복의 눈물로서 영혼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기쁨을 가져오는 일치의 눈물입니다. 사랑스러운 영혼은 이제 하느님께 집중되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인간적 사랑과 경험을 넘어서 하느님만을 사랑하게 됩니다. 이 단계의 눈물은 사랑이 가져온 궁극적 완성의 열매로서 마음의 기쁨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눈물입니다. 인간의 죄스러움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감싸이면 죄로 인해 응어리진 마음의 상처는 서서히 녹아내립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죄스러움에 대해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하심 앞에서 죄인으로서 회개의 눈물뿐 아니라 용서를 베푸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깊이 감사드리는 눈물을 흘리기를 원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그분께 기꺼이 자신의 삶을 내어드려 그분을 본받는 조명과 일치의 눈물을 얻기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용서라는 주제를 두고 우리는 우리가 하는 용서와 우리가 받는 용서 그리고 하느님의 용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무한하신 용서에 우리를 내어맡기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필시 실패하지 않고 신앙의 여정을 잘 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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