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 이찬홍 신부님

2006. 11. 2. 오전 11:02:02

글자

나해 연중 30주간 수 마태오 5, 1-12ㄱ-우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진복팔단을 선언하십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루려는 참된 선은 행복이다.”는 아리스토텔리스의 말처럼, 모든 사람은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비록, 지금은 힘들고 괴롭지만, 언젠가는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이 있기에 삶을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어떠한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 그 선택과 결정의 옳고 그름을 행복으로 판단합니다. 가끔 저도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행복하냐?”

과연 행복이 무엇이기에 사람들은 행복을 찾는 것일까요?
아미도 행복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힘이기 때문에 찾으려 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그럼, 무엇이 우리의 행복을 막는 것일까요?
무엇 때문에 우리는 행복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는 우리가 버리지 못하는, 힘들어 낑낑거리면서도 마음 깊이 간직한 욕심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모자라서, 없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많이 때문에... 더 가지려는.. 채우려는 욕망 때문에 불행한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금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속에 가득 찬 은을 버려야 하고, 다이아몬드를 얻기 위해서는 또 어렵게 얻은 그 금마저 버려야 합니다. 버리면 얻습니다.

그러나 버리면 얻는다는 것을 안다 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까봐, 그 미지의 공허가 무서워서 우리는 하찮은 오늘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 스케치북엔 아무 것도 없듯이 무언가 채워지기 위해서는 채워질 공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우린 이미 그릇된 습성에 젖어 새로운 것을 채울 공간이 부족해졌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꽉 주고 있는 것은, 더운 가지려 하는 것은, 내가 새로운 것을 얻기엔 너무 많은 색이 칠해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화지에 무엇이 채워지길 기대하나요?
행복이 아닌가요?
버리면 얻는다는, 욕심이 없으면 행복하다는 이 기막힌 진리를 언제쯤이나 터득할까요?

오늘을 모든 성인의 대축일 입니다.
곧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욕심을 버리든 버리지 못하든,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항상 돌보아 주시는 성인 성녀들을 기념하는 오늘을 축복의 날이요, 행복한 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의 모임을 교회라고 부르시고, 그 교회의 기둥과 모래, 자갈, 벽돌 등을 모아 성인 성녀라 칭하였습니다.
그러한 분들의 힘입어 교회는 비록 죄인들의 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거룩함을 유지하고 행복의 씨앗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성인 성녀들을 통하여 성령의 은총을 드러내고, 나눠주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이 의미가 있고, 또한 오늘을 기념하는 우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현재의 삶이 행복하지 않거나, 또는 별로 행복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지나간 과거의 삶을 곰곰이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그냥 되돌아보지 말고, 과거의 삶 안에서 나에게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는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 회상 자체가 바로 행복입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된 것! 그 자체가 바로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사랑받는 죄인이란 사실이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모든 성인 성녀를 모시고 있는 우리가, 그분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우리가 행복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행복하겠습니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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