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안에 천국을 만들며... - 이찬홍 신부님

2006. 11. 2. 오전 10:58:41

글자

나해 연중 30주간 화 루카 13, 18-21- 가정 안에 천국을 만들며...

 

오늘 복음의 주제는 하느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누룩”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겨자씨는 모든 씨앗들 중에 가장 작은 씨앗이라고 합니다.
누룩은 밀가루 반죽을 부풀리는 것으로 파우다를 의미합니다.
가장 작은 씨앗이 큰 나무가 되고, 자그마한 것을 부풀려 크게 만듭니다.
곧,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 나라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지만 조금씩 성장, 성숙하여 충만한 완성을 이루는 나라가 아닌가 묵상해 봅니다.

“(자)네의 시작은 보잘것없지만, (자)네의 앞날은 크거 번창할 것이네.”(욥기 8, 7) 라는 욥기의 말씀처럼, 처음에는 하찮게 보이고, 실현 불가능하게 보이는 선행, 봉사, 사랑의 실천이라 하더라도, 조금씩 확산되어 온 세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사람들에게 다가와 기쁨과 행복을 안겨줄 때, 그 때의 느낌, 감정이 하느님 나라라는 것입니다.

TV를 보니, 요즘 우리나라에 “안아 드립니다.” 라는 운동이 한창이랍니다.
이 운동 역시, 시작은 미소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상한 사람처럼 보여 경계의 대상이되고, ‘좋지만,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다.’ ‘이 운동 역시 한 때다...’는 비난을 받는다 하더라도, 계속 이루어나가며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안아 드립니다.’ 라는 운동에 기쁘고 기꺼운 마음으로 동참하며 우리 사회 안에 뿌리내리게 될 때, 그 모습, 그 삶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의 모습이요, 삶이 됩니다.

그럼, 우리에게 있어 하느님 나라는 무엇과 같고,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요?
과연, 어디에서 하느님 나라를 찾을 수 있을까요?

바로, 독서에 바오로 사도께서 알려주듯이, 가장 친밀하고 충만한 관계인 부부사이에서... 곧, 가정에 비교해 볼 수 있고, 또한 가정 안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느 날, 한 부인이 가정생활을 비관하며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느님! 빨리 천국에 가고 싶어요. 정말 힘들어요.”
그때 갑자기 하느님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살기 힘들지? 네 마음을 이해한다. 이제 소원을 들어줄 텐데 그 전에 몇 가지 내 말대로 해보겠니?”

그 부인이 “예!” 하자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얘야! 집안이 지저분한 것 같은데 네가 죽은 후 마지막 정리를 잘 하고 갔다는 말을 듣도록 집안청소 좀 할래?” 그 후 며칠 동안 그녀는 열심히 집안 청소를 했습니다.

3일 후, 하느님이 다시 와서 말했습니다.
“얘야! 애들이 맘에 걸리지? 네가 죽은 후 애들이 엄마가 우리를 정말 사랑했다고 느끼게 3일 동안 최대한 사랑을 주어볼래?”
그 후 3일 동안 그녀는 애들을 사랑으로 품어주고, 정성스럽게 요리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다시 3일 후,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이제 갈 때가 됐다. 마지막 부탁 하나 하자! 너 남편 때문에 상처 많이 받고 미웠지? 그래도 장례식 때 ‘참 좋은 아내였는데.’라는 말이 나오게 3일 동안 남편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해줘 봐라.”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천국에 빨리 가고 싶어 그녀는 3일 동안 최대한 남편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었습니다.

다시 3일 후,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이제 천국으로 가자! 그런데 그 전에 네 집을 한번 돌아보려무나.”
그래서 집을 돌아보니까 깨끗한 집에서 오랜만에 애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고, 남편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까 천국으로 떠나고 싶지 않았고, 결혼 후 처음으로 “내 집이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인이 말했습니다.
“하느님! 갑자기 이 행복이 어디서 왔죠?”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지난 9일 동안 네가 만든 거야!”
그때, 부인이 말했습니다. “정말이요? 그러면 이제부터 여기서 천국을 만들어가며 살아 볼래요!”

그렇습니다.
먼저, 우리의 가정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찾아야 합니다.
다른 곳이 아니라, 가정과 비교하고 가정 안에서 찾게 될 때,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가 자라나듯이, 조금씩 이웃과 사회로 확장되어 갑니다.

하느님 나라를 가정에 비교하고, 가정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찾으려면 먼저 남을 베려하고 이해하는 희생이 필요합니다.
씨앗이 땅의 양분과 물, 햇볕에 의해 자라나듯, 하느님 나라 역시, 희생과 가족 구성원들을 배려하는 모습에서 체험되기 때문입니다.

희생은 늘, 혼자만 손해 보는 것 같고, 혼자만 바보기 되는 느낌이 들어 거부해버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손해 보는 것과 바보가 된 느낌을 기쁘게 받아들일 때,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 기쁘게 받아들임 안에서 하느님 나라가 가정 안에 뿌리 내려 커다란 나무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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