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로 실수하지 않고 죄의 고통으로 괴로워하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2 마음으로 자신을 단죄하지 않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 집회서 14장 1절에서부터 2절까지는 ‘의인의 행복’에 관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얼마 전 평화신문에 난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평화의 집’에는 특별한 형제들이 산다. ‘사랑의 결핍’이라는 상처로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로 돌아온 출소자들이다. 죄값을 치르고 나왔지만 가족은 등 돌린 지 오래고,
사회는 차별과 냉대로 가득하다. 1988년 문을 연 이곳은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이영우 신부)
가 운영하는 출소자들의 보금자리다. 해마다 30~40여 명의 출소자들이 머물다 간다.
# 새벽 6시 30분, 하루의 첫 발을 내밀다.
출소자 4~5명이 새벽미사를 봉헌하러 길을 나선다. 미사는 부끄러운 자신을 하느님께 내어 놓는
시간이다. 미사를 봉헌하고 돌아온 이들은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청소를 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이도
있다. 또 자격증을 따기 위해 인터넷으로 국비지원 학원도 검색한다. 오후에는 종이학을 접기도 한다.
# 낮 12시, ‘전과자’라는 주홍글씨
이들은 스스로 가슴에 ‘전과자’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산다. 어렵게 일자리를 얻어 일을 하다가도
“어디서 본 적이 있다”는 말만 들어도 그 다음 날로 짐을 싸서 나온다.
지난 9월 중순에 출소한 박 마태오(37)씨는 중장비 면허를 비롯해 자격증만 7~8개다. 지인의 추천서로
취업은 했지만 전과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출소한 지 3개월 된 김 요셉(48)씨도 최근 경비업체에서 일했지만 45일 만에 전과 사실이 알려져
회사를 나왔다.
이들에게 대낮은 사회의 냉대와 편견에 부딪히는 시간이다. 용돈을 벌러 편의점에 문을 두드리지만
기회는 거의 없다. 결국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은 이들 몫이다. 외국인 노동자들과 청년
실업자들이 넘치는 상황에 이들은 또 뒷전으로 물러난다.
사회로 복귀할 수 없는 이들에게 가족은 어느새 아주 먼 당신. 가족들은 이들을 피하고, 출소자들은
가족들을 만날 용기가 차마 생기지 않는다.
최근 한 출소자는 아내가 일하는 꽃 가게 앞에서 서성이다가 왔다. 그는 아들을 잘 키워준 아내에게
고마워 몇 만원이라도 손에 쥐어주고 싶었지만 다가서지 못했다.
‘평화의 집’에는 이들 마음을 관리해 주는 이가 있다. 김성재(프란치스코, 44) 실장이다. 김씨는
이들이 가족과 사회로부터 상처 받을 때마다 “사회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알았냐”며 큰 소리를
친다. 속으로는 ‘이들이 사회로 잘 복귀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는 “이들이 사회로 복귀
하는 데 실질적 도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한숨짓는다.
# 저녁 6시, 서로 상처를 보듬다.
하루 종일 학원에서 수업을 듣거나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닌 형제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 실의에
빠진 이들도 있고 새로운 정보를 알아온 이도 있다. 가족에게 기댈 수 없는 이들은 평화의 집에서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으며 용기를 얻는다. 때론 밤새 서러운 이야기를 눈물로 하소연한다.
김성재 실장은 이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힘을 넣어준다. 그러나 출소 기쁨과 재활 희망도 잠시, 재범
유혹을 못 이겨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는 형제 소식엔 가슴이 무너진다.
최근 이들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6월 25일 사회교정사목위원회가 출소자를 위해 창립한 무담보 소액
신용 대출기관 ‘기쁨과 희망은행’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 것. 형제들은 이를 위해 지난 5월
2주간 창업교육을 받았다.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면 무담보로 창업자금을 빌릴 수 있다.
이영우 신부는 이들 어깨를 툭툭치며 말한다. “우리가 믿고 빌려주는 거니까 열심히 해서 일어나 봐!
열심히 일하는 모습 통해서 사회에 좋은 인식도 줘야지….”
이들은 이 신부가 이들을 위해 앵벌이(?)를 다닌다는 것을 다 안다. 어떻게 아냐고 묻자, “눈칫밥
먹고 산 눈치 100단인데 그걸 모르겠냐”고 한다.
취재가 끝나자 이들은 우리 신부님 좀 많이 내달라고 요청한다. 우리가 교도소에서 배고플 때 빵을
넣어주시고, 우리를 예수님처럼 여겨 주시는 분이라면서. (2008. 07. 06)
그렇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 중에서, 아니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지닌 존재들 중에서 인간만이
유일하게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만이 유일하게 그 모든 것들을 희망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볼 때 정말로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앞서 소개한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는 정말로 소중한 역할을 하는 부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들로서의 우리 모두도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그리스도를
본받아 늘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들, 특별히 삶이 힘에 겨워 살아가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도 세상 속에서 희망을 주는
존재로서의 삶을 살아가려면 그러한 체험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체험이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부족하고 나약하고 한계성을 지닌 존재로서의 우리 자신들이기에 늘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용서하시고 보다 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주신다는 것을 깨닫는 것! 바로 그러한 체험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도 어찌보면 때때로 힘들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더 큰 용기와 희망을 지니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말입니다.
- 직장사목 이승철(펠릭스) 신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