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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스승으로서의 성 프란치스코
기도의 스승이요 교사인 성 프란치스코가 형제들에게 가르친 기도의 삶을 요약하여 고찰하고자 합니다. 성 보나벤뚜라에 의하면(참조: 대전기, IV,3), 형제회 초기 형제들은 아씨시 근교의 버려진 오두막에서 가난하게 살면서, 끊임없이 기도하며 특히 열렬한 영적기도에 전념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어느 날 형제들이 사부 프란치스코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요청했을 때, ‘오, 그리스도여! 저희는 온 세상에 있는 모든 성당에서 주님을 예배하며 찬송하오니, 주님의 거룩한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속하셨기 때문이로소이다(Adoramus Te)'라는 기도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성인은 자신의 유언에서도 이 기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오늘날 전세계의 모든 프란치스코 가족들이 이 기도를 즐겨 바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의 회칙에서 기도의 의무를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종들은 기도나 어떤 좋은 일에 열중해야 합니다”(인준 받지 않은 회칙, 7장). 손노동을 포함해 일이 작은형제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따라서 그 일에 빠져들어 하느님과의 계속적인 일치에 손상을 주거나 그 일치를 파괴할 위험을 갖다 주었기 때문에, 프란치스코는 ”인준 받은 회칙(최종 회칙)“에다 소중한 경고를 포함시켰고, 성녀 글라라는 자신의 자매들을 위한 회칙에다 이 말을 문자 그대로 실었습니다(참조: Love's Reply, p.177): ”주님께서 일하는 은총을 주신 형제들은 충실하고 헌신적으로 일할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영혼의 원수인 게으름을 쫒아내는 동시에 거룩한 기도와 신심의 정신을 끄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현세의 다른 모든 것들은 이 정신에 이바지해야 합니다“(인준 받은 회칙, 5장). 프란치스코는 자기 자녀들의 모든 일과 모든 활동이 기도의 정신으로 깊이 젖어 있기를 원했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하든지 하느님께 헌신하면서 그들 자신을 하느님을 기쁘시게 그리고 영광스럽게 해드리는 번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도에 대한 성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의 핵심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의 첫 관심사는 사람이 자아를 비우고 온전히 깨끗하게 되어 하느님께서 그를 온전히 소유하실 수 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관점을 프란치스코는 자신의 회칙에 적었고 성녀 글라라도 이를 자신의 회칙에 넣었습니다: “우리가 제일 먼저 애써 추구해야 할 것은 주님의 영과 그 영의 거룩한 활동을 마음에 간직하는 일이고, 주님께 깨끗한 마음으로 항상 기도하고...”(인준 받은 회칙, 10장). 이 관심사는 “권고” 16항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이들! 그들이 하느님을 뵈오리니(마태 5,8). 진정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지상적인 것들을 멸시하고 천상적인 것들을 찾으며, 살아 계시고 참되신 주 하느님을 깨끗한 마음과 정신으로 항상 흠숭하고 바라보는 일을 그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마음이 보다 깨끗해지면 해질수록 기도는 보다 더 완전해지고, 기도가 보다 더 완전해지면 해질수록 하느님과의 일치는 보다 더 커진다고 K. Esser 신부는 말합니다( Love's Reply, p. 179). 우리가 이 신비를 체험하게 되고 또 하느님과의 일치가 모든 기도의 목표임을 알게 될 때, 우리는 결코 기도를 포기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는 기도에서 인간의 일이 아닌 하느님의 일을 보기 때문에, 설교하고 일하는 이들에게 만이 아니고 기도하는 이들에게도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매사에 자기 자신을 낮추도록 노력하고, 어떤 때 하느님께서 여러분 안에서 혹은 여러분을 통해서 말씀하시고 이루시는 좋은 말과 일에 대해서, 더 나아가 어떤 선에 대해서도 자랑하지 말고, 자만자족하지 말며, 혹은 마음속으로 자기 자신을 높이지 않도록 하십시오”(인준 받지 않은 회칙, 17장). 프란치스코는 현실적으로 기도의 사람에게 실제의 위험을 보았습니다. 즉, 하느님께 속한 것을 자기에게 돌리고 하느님께서 자기 안에서 하시는 바를 자기가 하는 것으로 여기는 일입니다. 프란치스코는 기도에서 돌아올 때 자신의 마음의 불이 남의 눈에 띄어 자신이 영예로워짐으로써 기도에서 얻은 것을 잃게 될까봐 그는 다른 이들과 같아지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하였습니다(참조: 2첼라노, 99). 이 위험을 깨달았기에 그는 다음의 기도를 바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있을 동안에는 저에게서 당신의 좋은 것들을 모두 가져가십시오. 내세(來世)의 저를 위하여 보관해 두십시오”(2첼라노, 99).
진정한 기도는 오직 이런 마음의 가난과 함께 꽃피게 됩니다. 프란치스코는 기도에서 마저 참으로 겸손해지려 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여러 가지의 기도와 신심행사에 열중하면서 육신상의 많은 극기와 고행을 하지만, 자기 신상에 해가 될 듯싶은 말 한 마디만 듣거나, 혹은 무엇인가를 빼앗기기만 하면 발끈하여 내내 흥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이들은 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못됩니다”(권고, 14).
따라서 성 프란치스코는 형제들과 자신을 따르는 이들이 마음의 깨끗함과 마음의 가난, 곧 겸손으로 하느님께 기도드리기를 바랐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 I(전본)”의 서두에서 “회개하는 이들”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열거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마르 12,30) 주님을 사랑하고, 자기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마태 22,39)사랑하고, 악습 및 죄악과 더불어 자신들의 육신을 미워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고,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는 사람들, 오, 그런 일을 실천하고 그런 일에 항구한 남녀들은 얼마나 복되고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들인지!”(1-5).
참된 회개자였던 성 프란치스코는 자신을 따라 회개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무엇보다도 주님을 사랑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 스스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해” 주님을 사랑하고자 했습니다. 그의 이 분투노력은, 자연히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기도와 하느님의 말씀과 성체성사에 의탁하게 했고, 특히 기도에 의탁하게 했습니다. 그의 회개생활 초기부터 드러난 두드러진 현상은 한적한 장소에, 동굴에, 그리고 성당에 찾아가 열심히, 애타게, 겸손히 기도하는 모습이었고, 이는 세상을 마치는 순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권고처럼 끊임없이 기도 했습니다(참조: 1테살 5,17). 이 기도의 삶이 그를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직전 베드로 사도를 따로 부르시어 대화를 나누시면서 그를 지상 교회의 최고 목자직에 올리십니다. 이 때 예수님께서 이 중대한 직무를 위해 베드로 사도에게 요구하신 것은 오직 한가지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께 대한 사랑이었습니다(참조: 요한 21,15-17). 예수 그리스도께 미쳐버린 성 프란치스코가 혼신으로 하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이 사랑이며, 이는 무엇보다도 기도를 통해서였습니다. 이 기도의 삶이 너무도 중요하여, 훗날 당신에 이어 성인품에 오르게 될 또 하나의 살아있는 성인 파도아의 성 안또니오에게 교수직을 허락하면서 오직 한 가지만 요구했습니다. 그것은 “기도와 신심의 정신”이었습니다.
유수일(사베리오)신부 / 작은형제회 성프란치스코와 기도생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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