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8월16일 목요일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2012. 8. 15. 오전 9:07:09

글자
복음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21─19,1

21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23 그러므로 하늘 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24 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
25 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과 그 밖에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26 그러자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 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7 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
28 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났다. 그러자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29 그의 동료는 엎드려서, ‘제발 참아 주게. 내가 갚겠네.’ 하고 청하였다.
30 그러나 그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서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었다.
31 동료들이 그렇게 벌어진 일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죄다 일렀다.
32 그러자 주인이 그 종을 불러들여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33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34 그러고 나서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
35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19,1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들을 마치시고 갈릴래아를 떠나, 요르단 건너편 유다 지방으로 가셨다.
오늘의 묵상
한수산 요한 크리소스토모 작가가 자신의 체험을 쓴 『용서를 위하여』라는 책을 제게 보내 주었습니다. 저는 고맙다는 인사도 못한 채 차일피일 미루다가 근래에 다 읽어 보았습니다. 작가의 체험은 용서가 얼마나 힘이 든지를 알려 줍니다. 그리고 용서하지 못하고 사는 것 또한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깨닫게 해 줍니다.

군사 정권의 제5공화국 시절, 한수산 작가는 어느 신문에 썼던 연재소설이 빌미가 되어 영문도 모른 채 붙잡혀 갑니다. 그가 끌려간 곳은 보안사령부 지하실이었습니다. 그의 죄목은 정부 비판을 통한 사회 혼란을 목적으로 유언비어를 유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너무도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그는 거기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갖은 고문을 다 받습니다. 그는 몸과 마음이 모두 만신창이가 되어 풀려납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힌 자신이 벌레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는 자신을 벌레로 만든 사람들을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고문으로 받은 상처와 모욕감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그는 성당을 찾게 됩니다. 멍들고 상처 받은 영혼을 깨끗이 씻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세례를 받게 됩니다. 그는 세례를 받고도 자신을 고문한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어서 괴로워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한 말씀이 그의 가슴을 찢으며 불길처럼 그를 휩싼 것입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 그는 남을 용서하지 않으면 자신도 주님의 용서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는 용서함으로써 비로소 미움이라는 어둠의 긴 터널을 빠져나옵니다. 미움의 독에 빠진 그에게 마침내 평화가 찾아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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