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6월10일 일요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2012. 6. 11. 오후 1:19:14

글자
복음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2-16.22-26

12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가서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3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 두 사람을 보내며 이르셨다. “도성 안으로 가거라. 그러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남자를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14 그리고 그가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스승님께서 ′내가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음식을 먹을 내 방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하여라.
15 그러면 그 사람이 이미 자리를 깔아 준비된 큰 이층 방을 보여 줄 것이다. 거기에다 차려라.”
16 제자들이 떠나 도성 안으로 가서 보니, 예수님께서 일러 주신 그대로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22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23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2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날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다시는 마시지 않겠다.”
26 그들은 찬미가를 부르고 나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
오늘의 묵상
신학생 때에 지도 신부님이 앞으로 사제로 살아가면서 미사를 드릴 때 깊이 생각해 보라고 저에게 준 글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테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가 쓴 ‘봉헌’이라는 짧은 글이었습니다. 샤르댕 신부는 빵도 포도주도 제단도 없이 아시아의 대초원에서 이러한 지향으로 미사를 대신하였다고 합니다.

“주님, 주님의 사제로서 저는 온 땅덩어리를 제단으로 삼고, 그 위에 세상의 온갖 노동과 수고를 주님께 봉헌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새로운 노력이 이루어 낼 소출들을 저의 성반(聖盤)에 담겠습니다. 또 오늘 하루 이 땅이 산출해 낼 열매들에서 짜낼 액즙을 이 성작(聖爵)에 담겠습니다. 주님, 일일이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살아 있는 인류 전체를 저의 눈앞에 세웁니다. 이 하루 동안 더욱 작아질 모든 것, 오늘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들까지도. 주님, 이것이 저의 봉헌물이고, 주님께서 바라시는 단 하나의 봉헌물입니다.”

그때 저는 이 글을 읽으며 ‘미사가 이렇게 풍요롭고 깊은 것이구나!’ 하고 깊이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노동으로 얻은 수고의 열매와 사람들의 고통의 액즙을 하느님께 봉헌한다면 하느님께서는 분명 기꺼이 받아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미사 안에서 멀리 있는 이와 가까이 있는 이, 살아 있는 이와 죽은 이가 서로 기억하며, 믿는 이들의 통공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같은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가운데 각기 다른 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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