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꽃의 겨울
무쇠보다 단단하게 커져버린
겨울 고드름이 처마 밑에 매달리더니
터지면서 색색 종이들로 만들어졌지
내가 접어 만들은 종이꽃은
생명도 향기도 없는 안타까움이었어
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날 밤
별 하나가 눈물을 떨구더니
내가 접어 심어 놓은 종이꽃 위에
살짝 젖어 앉아 약속을 키워왔어
당신을 위한 향기가 되어주려고
싸리한 추위에 햇빛 창가를 겨우 찾아
날마다 당신이 바라볼 수 있는
내가 접은 종이꽃으로 피어났어
허무보다 더 길었던 세월은
따스함이 없었기에 안타까움을 내뿜으며
바늘같은 추위에 떨어야만 했어
지금은 내 생명이 소복소복 쌓이고
온기마저 감당하기 힘들어
곧 진한 향기로 꽃을 피우는
그런 종이꽃이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어
당신의 눈망울은 나를 바라보는
행복이 되는 동안 종이꽃을 접어
향기가 사랑으로 피어나는 날을 꿈꾸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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