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2004. 5. 19. 오전 12:49:08

글자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이해인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할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불안하고 답답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버리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외롭고 허전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불평이 쌓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만스럽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쌓이는 불평과 불만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기쁨이 없을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내 기쁨을 빼앗아 가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기쁨과 평화가 없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서 희망이 사라질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낙심 시키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부정적인 일들이 남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오늘

나는 내 마음 밭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를

떨어뜨려 봅니다.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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