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드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주님을 만날 수 없기에, 오늘도 내일도
늘 기다려야 하기에 더 행복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일만큼 행복한 것이 또 있을까...
요 며칠새 일어난 일련의 상황에 대해
깊이 책임을 통감합니다.
남의 탓이나 상황 탓을 하기보다는 제 탓을 먼저 하고 싶네요.
다 제가 모자르고 제가 부덕한 탓입니다.
여러 단장님들도 우리 단원들이나 후배들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책임을 져야 한다면 책임을 질 수 있고,
혼나야 한다면 얼마든지 혼날 수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 이상의 문제인 것 같네요.
제도적인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우리가 왜 이 상황에까지 오게 되었는지
깊이 통찰해봐야 할 때입니다.
문제는 분명 밖이 아닌 내 자신 안에 있을 것입니다.
일요일에, 그 반성의 마음들을 모든 단장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네요.
아마 개별적으로 연락이 갈 겁니다.
(이날 빠지는 건 굉장한 심리적 자극이겠죠)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 하였습니다......"
그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