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라고 하기엔 꽤 지난 시간....
한달 반 쯤 전이던가....
밤 시간에 걸려온 느닷없는 선배의 전화.
고양이를 주웠는데, 집앞에 버려진 고양이인데... 너무 예쁜데... 키울 수가 없노라고..
내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나라면 잘 키워줄 것 같았다고..
"힘들 것 같아요.." 라며 전화를 끊고 잠깐동안 번민(.....ㅡㅡ;;)하던 끝에..
어쩌면 이것도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빈집에 들어가는 외로움에 지쳐 누군가 나를 반겨줄 생물체(!)를 간절히 원했었고..
그래서 내게 온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
사실 동물 뒤치닥꺼리 하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알고 있기에 겁이 나긴 했지만..
그정도 쯤은 감수 할 수 있다는 결심과 함께 고양이는 깨끗한 동물이라는 얘길 위안 삼아..
선배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키워볼께요"
그렇게.. 고양이를 키우게 됐다.
그 길로 당장 받아온 고양이 때문에 우유도 사가지고 들어온 길.
사람에게 들러붙는 그놈이 이뿌기도 했더랬다.
책 읽으면 다리를 타고 올라와 무릎에 앉고 무릎을 세워 앉으면 다리께에서 알짱거리던 녀석.
똘망똘망한 눈으로 올려다보며 울던 그 녀석이.. 이뿌기도 했다.
문제가 있었다면... 오던 날부터 그치치 않는 설사.
혹시나 싶어 데려오던 다음 날 퇴근하기가 무섭게 동물병원에도 다녀왔는데..
분명 아무 이상 없다고 했는데... 계속 아픈 증상을 나타내던 그 녀석..
지나친 비약일까.
난 왜 그 고양이를 보면서 엄마 생각을 했던 건지.. 왜 떠오르게 했던 건지..
병원에 다시 가서 검사를 한 결과 까지도...
희귀병일거라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세가지 병의 검사를 해서..
그나마 한가지 경우라면 입원을 시켜서 시간과 돈을 들이면 나을 수도 있을 거라고..
그렇지 않으면..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노력이야 해 볼 수 있겠지만 치료법이 없다고..
내가 매정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녀석을 떠나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검사비 자체도 만만치 않았지만, 치료를 해 줄 여력도 없었고..
녀석이 갈 수 있는 범위의 온 집안에 남겨놓던 배설의 흔적을 감당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게다가.. 아픈 그 녀석을 마냥 떠안고 있다가..
어느 날인가 퇴근해서.. 차갑게 식어있는 녀석을 볼 자신은 더더욱 없었다.
"부디 좋은 주인 만나서 치료 받고... 꼭 살아라.."
아마 그런 일이 있기는 힘들겠지만.. 나는 고작 그렇게... 인사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그 아픔 때문에 이전 주인에게도 버림 받았을 녀석이..
또다시 같은 이유로 버려진다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들뜬 마음으로 샀던 사료와 함께... 녀석을 어느 집 앞엔가 골목에 내려놓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흘렸다거나.... 그랬던 기억은 전혀 없다.
마음이 미어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녀석의 빈 자리를 치우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시원섭섭.. 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그걸 뭐라 표현 할 수 있을까. 왠지 뒤돌아보게 되는 기분.
함께 산다는 건 대체 뭘까.
고양이 한 마리지만.. 길지도 않은 일주일의 동거였을 뿐이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직도 문득 아른거리는 발치를 알짱대던 녀석의 모습. 울음소리. 눈 빛.
만약 오래도록 기르던 녀석이었다면.. 그렇게 이별 할 수 있었을까?
다만 짧은 만남이었기에 그렇게 헤어질 수 있었던 것일까?
누군가와의 관계를 책임진다는 것.. 함께 산다는 것..
아직 길지 않은 삶이라 잘 모르는 것일까.. 얼마나 더 배워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적어도 하나는 알 수 있다.... 알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은 외로움 때문에 섣부른 관계를 만드는 실수는 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
그에게도 나에게도 상처로 남는 아픈 관계...
그저... 서로의 목소리와 모습을 기억하는 것 만으로 그래도 인연이었노라..
추억이라.. 말 할 수 있는 것일까?
많이 자랐다고 생각하는 데도.. 아직은 어린가보다.
아직도 배울 일이 이리도 많은데.. 날 가르칠... 그 분은... 어딜 가셨을까...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