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진심으로 그리워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제게 정말로 소중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소중한지 모르고 있었지만..
친구는 조금 먼 곳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가기 전 날, 친구는 편지 한 장을 제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편지엔 자기를 잊지 말라는 말과 가끔 함께 간직하고 있는 추억들을 꺼내 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후로 몇 달동안 그 친구를 잊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에 지쳐있던 탓인지, 친구의 기억은 희미해져 갔습니다.
어느 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안부를 묻자, 아파서 누워 있다고 하더군요..
원래는 너무 건강하던 친구였는데..
어디냐고 물어봤더니, 서울 어느 병원에 있다고 했습니다.
조금 심각한 거 같아서 찾아가 봤다니..
몰라보게 야위어 버린 친구, 너무 창백한 얼굴을 보고 놀랐습니다.
혈액암..앞으로 3개월..
세상이 싫어졌습니다. 하느님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아무 죄도 없는, 정말 착한 제 친구를 왜.. 왜 하필 친구를..
친구는 아파도 아프다는 내색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친구의 모습이 미웠습니다.
차라리 아프다고 하면 마음이라도 편할텐데..
친구는 제게 열쇠고리 하나를 줬습니다.
경주에 가보고 싶어서 갔다가 사온 거라고 하면서요..
저는 그날 너무 심한 말을 해 버렸습니다.
"너 가고 난 다음에 하고 다닐께."
그런데..그 말이 현실로 되어 버렸습니다.
갑작스런 발작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가버렸습니다.
조금만, 내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친구를 그렇게 그냥 보내진 않았을텐데..
친구를 보낸 그날은 하루종일 눈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의약분업으로 인한 의료계 파업으로 제대로 치료 한 번 받지 못한 친구는
짧은 시간동안 안 겪어도 될 힘든 고생은 다 하고 간 셈입니다..
지금은 친구의 열쇠고리를 보면서 친구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품으로 갔을 친구를 위해 기도 합니다.
그리움이란 것은..
잡을 수 없는 한자락 바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가끔 한번씩 불어와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