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맥주를 들고 다니는 새내기들

2000. 3. 2. 오후 4:37:45

글자

개강했씀당. 개인적으로는 복학했구요.

 

학교가 가까운 관계로(학군제 뺑뺑이로 갔다고들...)가끔 도서관과 전산실을

 

애용해온 덕에 그다지 낯설지는 않네요. 다행이죠?

 

오늘 11시 수업이 있었는데 갈까,말까 하다가 개강 첫 수업이라는 생각에

 

안가면 왠지 찝찝할 것 같더군요(전에는 이런 고민안하고 대범하게

 

제꼈는데...) 그래서 강의실에 들어갔는데...역시나 조교가 들어와 시간표가

 

변경되었음을 알려주고(화요일에 몰아서 세시간 연강을 한대네요. 나야

 

좋지-)나가버리더만요.

 

5분만에 끝나버린 개강 첫날 수업. 인상적이었습니당.

 

하여간 3시에 수업이 하나 더 있는탓에 집에 갔다 올까,말까 또 고민하다가

 

그냥 전산실에 들렀답니다. 금방 하구 갈려고 했는데 시간은 어느덧 1시를

 

향해가고 있더군요.

 

동생이 학교에 온다기에 밥이나 사달랠려고 기둘리고 있는데 참 재밌는

 

사이트를 발견해서 부랴부랴 게시판에 올려놓고 교문에서 동생과 만나 같이

 

찾아온 두루와 셋이서 밥을 먹었습니다. 무슨 정식이라는 메뉴였는데 간장에다

 

물을 약간 붓고 끓인 듯한 오뎅국과 고무줄처럼 질긴 ’탕슉(탕수육)’에 쓰디쓴

 

샐러드(씀바귀를 넣었나...젠장!), 유부초밥 두개를 1,400원이나 주고

 

먹었답니다.(물론 내 돈 쓴건 아니지만) 아침도 안먹고 나왔는데... 뭐, 먹은것

 

같지도 않네요. 어휴-

 

어쨌건 배를 (약간)채우고 시간이 남아서 교내문구점에 들러 스프링노트와 펜

 

두개를 구입했습니다. 돈도 많다고? 물론, 동생 삥뜯었죠~오!(내가 돈이

 

어딨다고...글고 참고로 나의 지출항목은 거의 두가지중에 하나임. ’먹는

 

것’그리고’만화책-구입,대여’) 왠일로 오늘 기분이 좋은지 막 쓰더라구요.

 

이럴때 공략해야 합니다. 1년에 한두번 있을까말까한 파격적가격의

 

백화점세일을 만난것처럼요.

 

여하튼 날씨가 좋길래 셋이서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얘길나누었습니다.

 

가뜩이나 좁아터진 학교 잔디밭엔 새내기들을 위한 술판이 발디딜 틈도없이

 

벌어져서 도대체 여기가 학굔지 벚꽃놀이 야유회장인지 헷갈릴 정도였습죠.

 

그 와중에 내 눈에 멋대로 뛰어들어온 두 여인이 있었으니...그녀들은 닦다만

 

고구만같은 얼굴색을 해갖곤 H맥주를 손에 들고 병나발을 불며 지나가고 있는

 

길이었습니다. 순간 재밌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모르게 씁쓸하더군요. 나도

 

저 정도는 아녔어...라는 생각이요.

 

잘 모르겠네요.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하루빨리 바뀌었씀 좋겠어요. 대학교는

 

락까페나 행운의 스튜디오가 아니라 좋아하는 분야를 심도있게 공부하는

 

배움터라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죠...

 

이상, 유흥과 나태함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와 마음잡기로한 어느 복학생의

 

생각이었습니다.    

 

P.S 세시 수업엔 아예 아무도(조교마저) 안들어왔습니다. 나 오늘 학교 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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