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4대강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는 하나
교회는 그 강들이 아무 문제없다고 보는지 강을 '죽이는 일'이라고 하고
사업 추진을 지지하는 쪽에선 죽어가고 있다며 '살리는 일'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처럼 서로 극단적이면 4대강이 현재 어떠한 상태인지 아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그런데 '강 건강상태'를 말하는 데 있어 그 기준이 쉽지 않다.
현재처럼 물이 많은 곳은 많고 적은 곳은 적은 상태를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항상 일정하게 많은 물이 흘러야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쌓인 토사에 하상이 높아졌거나 제방이 약해진 문제도 있다.
만일 그 기준을 '항상 일정하게 많은 물이 흐를 때'라고 한다면
하상에서 수면까지 몇m이상으로 할 것인지가 또 문제된다.
옛날 깊은 강에서 매기 쏘가리 등을 잡은 경험의 사람들은 깊어야 한다고 할 것이고
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그들과 다를 수 있는 것이다.
4대강사업은 그렇듯 여러가지 일들을 내포하고 있는 데
교회는 현 상태를 건강하다고 보는 듯 강을 죽이지 말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내 고향이 처해 있는 상황이 교우들에게 도움될 듯 하여 소개하려고 한다.
내용이 길지만 잠시 어릴적으로 돌아가 우리 고향에 놀러갔다고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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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마을 옆에는 500m 남짖한 산과 그에 딸린 여러 개의 연봉들이 이어져 있고
큰 계곡도 몇 개 있어 여름철 장마 때면 엄청난 계곡물이 마을 앞 냇가로 흘러 내린다.
그 계곡 바로 아래에 물 흐름을 제어하는 '댐'이 3개 있는 데 고향의 명물이었다.
세차게 흘러 온 계곡물이 그 댐에 일단 갇혔다가 넘쳐 흐르면서 폭포가 되는 것이다.
댐 높이가 5m 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많은 물이 떨어지는 광경은 볼만했다.
그리고 댐 뒷편도 약 2m 높이라 며칠 뿐이지만 넓은 호수가 되어 수영하기에 좋았으며
그러한 댐이 대략 50~100m 간격으로 3개가 있어 호수도 3개였다.
하지만 장마철 때 뿐이고 평시는 댐 뒷편에 물이 없어 앞쪽 아래의 둠벙에서 놀았다.
그 둠벙은 폭포 때문에 생긴 것이지만 1년 내내 바닥에서 물이 솟았고 차고 맑았다.
그 댐과 마을 앞을 지나는 긴 제방은 일제 초기(1910~20) 일본인들이 만들었다는 데
매우 튼튼하여 지금도 별로 상하지 않은 채 거의 원형 상태로 있다.
그러나 댐 뒷편은 3개 모두 밀려온 토사에 메워져 오래전부터 자갈밭으로 변했으며
그 때문에 계곡 물이 댐에서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흐르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고향은 15년쯤 전에 큰 장마가 있었을 때 마을 앞 냇물이 넘쳐 수해를 당했다.
내 어릴적에는 그 냇가 제방이 높았었지만 그동안 토사가 메워버린 것이다.
다행히 정부의 복구지원비와 국민들의 성금으로 파손된 가옥은 간신히 복구했으나
돌과 자갈에 묻혀버린 전답들은 엄두를 못내고 현재도 버려진 땅으로 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3개의 댐과 냇가에 쌓인 토사는 속수무책....
그동안 15년 전 같은 큰 장마가 없었던 덕분에 3차 수해를 입지 않은 것이 다행일 뿐.
큰 수해를 당한 후 일본인들이 그 댐을 건설했다고 하니까 그 수해가 1차인 샘인 데
근래들어 기상이변이 더욱 잦아 언제 또 불행한 일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마을 앞 냇물은 멀지 않은 금강으로 흐른다.
옛날의 금강은 항상 물이 많아 깊었고 헤엄쳐 건널 때 무서운 생각을 떨칠 수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물이 많은 곳은 얼마 안 되고 대부분 걸어서 건널 수 있을 정도이다.
현재 물 많은 곳은 수영에 자신 있다고 뽑냈던 나도 솔직히 무섭다며 피했던 곳이다.
고향사람들은 댐과 냇가를 메운 토사를 제거하여 수해를 막아야 한다면서도
고령자들은 90년 전 건설 당시 댐 뒷편 높이가 3m였다며 그만큼 파 내야 한다 하고
5~60대들은 어릴적에 본대로 2m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에게는 자신들이 자라면서 본 현재의 자갈밭이 자연 그대로일 것이다.
댐 뒷편을 3m이상 파 내야 한다는 원로급 노인들은 댐 건설 초기를 말하는 것이고
수해를 막는 데 2m면 충분하다는 5~60대들도 안전했던 옛날을 알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댐의 옛모습을 모르는 젊은이들은 비용 문제와 환경과 생태계를 들먹이면서
노인들 말을 가볍게 듣는 형편이고 그들이 또 마을의 '실세'들 아닌가.
4대강은 90년 전의 댐 높이 3m 또는 최소한 5~60대 주장대로 2m이상 파 내야 하며
10년에 못하면 20년이 소요되더라도 언제나 깊고 푸른 맑은 강을 만들어야 한다.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상태대로 우리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지 않은가.
그로 인해 환경과 생태계가 변한다면 그것이 바로 정상적인 환경이고 생태계이다.
그리고 욕심이겠으나 4대강 뿐 아니라 전국의 강 모두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댐 기능을 잃어버린 현 상태의 유지가 환경과 생태계 보호라는 주장은 잘못이다.
교회가 하는 일이지만 난 그래서 반대하는 것이다.
국가와 교회가 내 고향처럼 큰 장마가 없기를 바라는 요행에 의지해서 될 일인가.
나는 4대강 사업의 핵심이 토사에 높아진 하상을 대폭 낮추는 데 있다고 본다.
내 고향의 댐과 제방이 그렇듯 4대강을 살리려면 제일 먼저 바닥을 파 내야 하며
바닥이 낮아지면 수량도 많아지고 사라졌던 생물들도 돌아온다.
다시 말해서 내 어릴 때처럼 언제나 많은 물이 흐르던 강으로 되돌려야 한다.
그 방법이 자연에 더 가까운 길이고 환경과 생태계에도 도움은 될지언정
자연 즉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은 절대 아닐 것이다.
4대강사업 반대자들 주장을 들어보면 현 상태 그대로 계속 두어야 한다는 듯하다.
얼핏 옳은 말로 들리겠지만 대상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지 않은지.
산과 바다는 그대로 두어도 거의 변하지 않지만 강은 고향의 댐처럼 계속 변한다.
그리고 점점 더 악화될 뿐 절대 전보다 더 나은 상태로 변화하지 않는다.
운하를 위한 4대강사업은 반대하더라도 전국의 강들을 살리는 일은 꼭 해야 한다.
내가 본바로 전국 대부분 강들이 고향의 댐처럼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