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의 음악편지

2009. 11. 3. 오후 7:01:45

글자
1286호(2009.11.03)

 



 
 
 
 
 
 
* <빈 몸으로 가라> -정효모-
 
 
하얀 수의 곱게 차려 입었구나
 
머리에는 두건 쓰고
 
온몸에는 일곱 줄 동여 매고
 
동정도 없고
 
주머니도 없는 하얀 수의
 
손은 폈으나
 
아무 것도 없네
 
태어날 때 두 주먹 불끈 쥐고
 
세상 것 다 쥘 것 같은
 
그 울음소리 어디로 가고
 
눈가에 흘린 눈물 한 방울
 
그것이 너의 인생을 마감하는구나
 
너의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주님께서 챙겨 주시는 사랑을 안고
 
빈 몸으로 가라.
 
 
 
 
 
 
 

 * <형제애>
 
 
 

 빈센트와 그의 동생 테오의 묘는 함께 나란히 누워 있습니다.

부부의 묘가 나란히 놓여있는 것은 흔히 볼 수 있지만,
 
형제의 묘가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나란히 놓여있는 이 형제의 묘는
 
살아있을 동안 이들이 나누었을 형제애가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빈센트의 그림은 너무 독특해서
 
아무도 그의 그림을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생 테오만은 형의 재능을 이해해 주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테오는 자신이 화방에서 일해 번 돈으로
 
형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생활비를 대주었고,
 
형이 아플 때면 모든 일을 제쳐놓고 달려와
 
형을 돌보았습니다.

테오가 이렇듯 형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베푼 이유는
 
형에게서 맑고 순수한 영혼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예술가의 그림을 파는 장사꾼에 지나지 않지만,
 
형은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형의 그림을 보고,
 
형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테오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테오가 형을 얼마나 존경했는지는
 
자기 아들의 이름을 빈센트라고 지은 데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형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테오는
 
형이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뒤,
 
형의 작품을 전시하고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다
 
여섯 달 만에 형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삶을 함께 했던 형제는 죽음마저 함께 한 것입니다.
 
 
 
 
 
 
 
 
 

*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통 : 둘만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이 지독한 방귀를 터뜨렸을 때

울화 : 방귀 뀐 자가 마치 자기가 안그런 척 딴전을 부릴 때

고독 : 방귀 뀐 자가 내리고 그 자의 냄새를 홀로 느껴야 할 때

억울 : 그 자의 냄새가 가시기도 전에 다른 사람이 올라타 얼굴을 찡그릴 때

울분 : 엄마 손 잡고 올라탄 어린이가 나를 가르키며 엄마 저 사람이 방귀 뀌었나봐라고 할 때

허탈 : 그 엄마가 누구나 다 방귀는 뀔 수 있는거야라며 아이에게 이해를 시키때

만감교차 : 말을 끝낸 엄마가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씨익 미소 지을 때
 
 
 
 
 
 
 
 
 
 
 
 
"오늘 죽을 것처럼
 
행동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워라(간디)."
 
 
 
 
 
 
 
 
 
 

어제 양산 석계 천주교 묘지에서

위령의 날 미사 봉헌이 있었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불던지

미사 내내 신경을 썼는데

다행히 별 사고 없이

잘 마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교님 말씀처럼

비가 안 온 것만 해도 다행이죠.

감사하게 생각해야죠.

잠시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곧 예전의 기온으로 되돌아온다니

각별히 감기 조심하세요.
 
 
 
 
 
 
 
 
 
 
 
♬ Prelude Pour Piano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 - Saint Preux O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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