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

2005. 3. 21. 오후 7:57:17

글자
복음: 요한 12,1-11: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

그 때에 1 예수께서는 과월절을 엿새 앞두고 베다니아로 가셨는데 그 곳은 예
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라자로가 사는 고장이었다. 2 거기에서 예수
를 영접하는 만찬회가 베풀어졌는데 라자로는 손님들 사이에 끼어 예수와 함께
식탁에 앉아 있었고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있었다. 3 그 때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
4 예수의 제자로서 장차 예수를 배반할 가리옷 사람 유다가 5 " 이 향유를 팔
았더면 삼백 데나리온은 받았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었을 터인데 이게 무슨 짓인가?" 하고 투덜거렸다. 6 유다는 가난한 사람들
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가 도둑이어서 이런 말을 한 것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아 가지고 거기 들어 있는 것을 늘 꺼내 쓰곤 하였다.
7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내 장례일을 위하여 하는 일이니
이 여자 일에 참견하지 말라. 8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9 예수가 베다니아에 계시다는 말을 듣고 많은 유다인들이 떼를 지어 몰려 들
었다. 그들은 예수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라자로도 보
고 싶었던 것이다. 10 이것을 본 대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작정하였다. 11
라자로 때문에 수많은 유다인들이 자기들을 버리고 예수를 믿게 되었기 때문이
다.

- 묵 상 -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최후가 시시각각으로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과월절이 되
면 예루살렘에는 사람이 많아 성 안에 머무를 수가 없으므로 베타니아로 가셨
다. 여기서 사람들은 예수께 만찬을 베풀었다. 이 집이 바로 마르타, 마리아, 라
자로의 집이었다. 마리아의 마음은 예수께 대한 사랑으로 넘치고 있던 때였다.
그녀는 300데나리온 이상 되는 값비싼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
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발을 닦아드렸다. 마리아의 행위는 무엇을 의미하는
가? 사랑이라는 것은 사랑하는 자에게 자기가 가진 것을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이것은 언제나 볼 수 있다. 마리아 역시 자신이 갖고 있
던 가장 값진 것을 예수께 드렸던 것이다. 아무런 대가를 계산하지 않는 그런 사
랑이었다.

마리아의 행위에서 우리는 사랑의 겸허함을 찾아볼 수 있다. 당시에 일반적으
로 손님이 오면 주인은 손님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그 손님의 영예를 존중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마리아는 감히 예수님의 머리에 기름을 발라 드리지 못하
고 발에 향유를 발랐다. 그것은 사랑이 담고 있는 겸허한 자세이다. 마리아는 더
욱이 자신의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겨 드릴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꺼리
지 않는, 즉 다른 사람이 자신의 행위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개의치 않는 사랑의
정을 표시하고 있다. 사람은 진실로 사랑할 때 사랑의 세계에서만 살게된다. 그
래서 남들이 자기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은 마리아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을 보고 유다는 낭비라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것은 내 장례일
을 위하여 하는 일이니 이 여자 일에 참견하지 말라.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
희와 함께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신다. 유다는 가난
한 사람들을 생각해서가 아니었다고 하고 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우리도 가끔 다른 사람의 착한 행위를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유다처
럼, 자기 자신은 하지도 못하고,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해관계만 따져
애써 그 행위를 평가절하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어떤 때는 자기가 하지 못하
는 것에 대한 자조적인 말일 수 있는 그런 비난이다. 반면에 마리아는 죄 많은
여인이었다. 그러나 주님을 뵙고 자신이 그분 앞에 얼마나 초라하고 보잘 것 없
는 죄인임을 알았기에 회개하고 뜨거운 눈물로 회개를 하였던 것이다. 오늘 복음
에 나타난 마리아의 행위는 예수님으로부터 찾은 초월적인 사랑의 행위라고 하겠
다.

이제 성주간을 지내면서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무엇을 찾았고, 주님께로 향하
는 우리의 사랑이 어떠한 사랑이며 그 사랑의 행위가 우리의 생활 속에 어떤 모
습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구체적인 삶으로 우리의 사랑의
실천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랑의 향유 냄새가 온 세상을 가득 찰 수 있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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