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예수께서는 말씀하신다. 이것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두 아들을 위해 예수님께 청했던 말에 대해 결론적으로 하신 말씀이다. 예수님을 지상낙원을 이루어주는 분으로 이해한 이 어머니는 주님의 나라가 서면 아들 하나는 주님의 오른 편에, 다른 하나는 주님의 왼편에 앉게 해달라고 하는 청을 하였던 것이다. 예수님은 지금 세 번째 수난을 예고하시고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이었다. 당신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 즉 십자가를 통하여 참 생명을 주시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십자가의 죽음 앞에 놓인 인간적으로 답답한 때인데, 이 순간에 아직도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볼 때, 더욱 서운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여인을 꾸짖으시지 않고 그녀가 청하는 것이 무슨 뜻인가를 이해시키고자 하신다.
로마인의 동전에는 황소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 그 황소는 제단과 쟁기를 대하고 있고, 두 가지 일을 준비하고 있으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황소는 제단에 희생제물이 되는 순간도 있을 수 있고, 논밭에서 일을 하는 동물인 것처럼, 우리 신앙인들도 신앙 때문에 어떤 때는 순교자의 고난의 삶이 있을 수 있는가 하면, 매일의 생활 속에서 자기 자신을 이겨나가는 삶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 자신이 항상 하느님 앞에 깨어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제 이 세상의 권력구조를 비판하시면서, 당신의 제자들과 공동체에서는 지위가 올라갈수록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권위의 기준은 봉사라고 하신다. 이것은 보통의 삶의 가치기준을 바꾸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너무나 각박하다고 느끼는 현대에서도 얼마든지 우리 주위에서 발견할 수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우러나오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 봉사에로 섬기는 일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있다. 우리 교우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공동체를 위해서 기쁘게 봉사하는 교우들,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교우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분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못하지만 물질적으로 이웃에게 봉사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다. 이 봉사는 아마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 어른이 된 사람, 성숙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린이를 어른들이 돌보아 주는 것은 봉사라기보다 이것은 의무이다. 마찬가지로 이웃에 대한 봉사는 우리가 힘이 없어서 그들을 섬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능력 있고 성숙한 사람으로서 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과 같이 하느님 안에 능력 있고 성숙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보다 잘 섬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봉사는 주님의 말씀 안에 평온하고 묵묵하고 그러면서 가정과 이웃을 위해 꾸준히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 수원교구 조욱현 신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2005. 2. 23. 오전 9: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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