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지팡이(2/2)

2005. 2. 2. 오전 8:54:53

글자
제가 처음 신부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 중학교 2학년때었습니다. 다른 신부님들께서는 원대한 포부와 아니면 남다른 부르심의 체험을 하셨을 테지만, 저는 신부님이 되면 그저 기쁘게 살 것 같아 보여서 신부가 되고싶었습니다. 제게 비친 신부님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것이 저의 부르심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길이 신부가 되기까지 대략 1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단지 신부가 되면 행복할 거라는 생각을 그 어린 시간에서부터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나 단지 신부가 되었을 때의 행복은 잠시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느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신부가 아니 사제가 된 것이 아니라 신부 그리고 사제가 되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제 자신이 무엇이 되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되어감으로 인해서 행복함을 말입니다. 제가 무엇이 있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제가 그 무언을 위해서 살아가는 가에 의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제 자신이 정말 주님으로 인해서 행복하지 않는다면 먼 훗날 제게 주님께서 약속하신 시간이 다하고 나서도 제게는 기쁨이 찾아오지 않을 것임을 말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무엇이 있음으로 인해서 행복함을 이야기 합니다. 오늘 아침에 우연히 틀어놓은 티비에서 말하는 광고는 제게 무엇이 있음으로 인해서 행복해 짐을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무엇이 있음으로 인해서 행복함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많은 것을 가지지도 그리고 많은 것을 얻지도 못했지만 작은 어떤 것으로도 저는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있음으로 인해서 저는 빈약하고, 그리고 보잘 것 없어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누구도 있음으로 인해서 행복함을 진정으로 가르쳐 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으로 우리는 많은 경우 행복해 질거라고 속단하고 살아왔습니다. 언젠가 신문에서 UN에서 조사한 이 지구상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아마 방글라데시라는 기사를 보면서 역시 우리는 어리석은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행복하셨던 분이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있음으로 인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삶안에서 살아감으로 인해서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것을 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한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쫓아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성서 말씀에서 자신의 제자들을 복음을 전하러 보내시면서 당부말씀을 하십니다. 어느 것 하나도 지니고 가지 말라고 말입니다. 무엇이 있음으로 인해서 구원이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미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음을 알게 된다면, 물질에서 그리고 집착에서 벗어나고 행복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십니다. 그럼으로 인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부족한 삶이 행복할 수 있음을 말입니다.

* 천주교 부산교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영성지도 김인한 알베르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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